욜라보카플로드
2022년 04월 21일(목) 04:00 가가
인구 32만 명의 나라 아이슬란드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지. 여행과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오로라와 빙하를 생각할 터다. 음악을 사랑하는 이라면 첫 출연한 영화 ‘어둠 속의 댄서’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싱어송라이터 비요크나 록 그룹 시규어 로스를 떠올릴 수 도 있겠다.
나 역시 비슷한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아이슬란드에 대해 최근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장강명의 에세이를 읽다 발견한 아이슬란드의 또 다른 모습은 ‘독서’와 관련이 있었다. 책에서 처음 접한 단어 ‘욜라보카플로드(jolabokafloð)’는 아이슬란드어로 ‘크리스마스 책 홍수’라는 뜻이다.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에 책을 선물하는 전통이 있어 그 시즌마다 새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사람들은 어떤 책을 선물할지를 놓고 뜨거운 토론을 벌인다고 한다.
또 TV 독서 프로그램이 황금 시간대에 편성돼 있고, 1년 내내 다양한 책 관련 페스티벌이 열린다고 한다. 한 권 이상의 책을 출간한 사람이 10%가 넘는다는 통계도 있다.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뱃속에 자신 만의 책을 갖고 있다’는 멋진 말이 전해오는 나라이기도 하다.
지난해 통계청이 진행한 ‘2021 사회조사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13세 이상 인구의 절반 이상은 1년 동안 책을 읽지 않았다. 한 권이라도 책을 읽은 사람은 45.5%에 그쳤고 국민 1인당 독서 권수는 15권이었다. 이런 통계를 접하면, 장 작가가 아이슬란드 이야기를 ‘판타지 소설처럼 들린다’고 쓴 마음을 이해하고도 남는다.
오는 23일은 1995년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책의 날’이다. ‘세계 책의 날’은 1926년부터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서 사랑하는 이에게 책과 장미를 선물(상트 호르디)하는 관례에서 시작됐다. 또 1616년 세계적인 문호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가 동시에 세상을 떠난 날이기도 하다.
누군가를 생각하며 책 한 권 선물하기 좋은 날이다. 꼭 ‘책의 날’이 아니더라도 마음을 담은 책을 선물하는 게 ‘일상’이 된다면 어떨까. 읽고 좋았던 ‘그 책’을 몇 권 더 구입해야겠다.
/김미은 문화부장 mekim@kwangju.co.kr
오는 23일은 1995년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책의 날’이다. ‘세계 책의 날’은 1926년부터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서 사랑하는 이에게 책과 장미를 선물(상트 호르디)하는 관례에서 시작됐다. 또 1616년 세계적인 문호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가 동시에 세상을 떠난 날이기도 하다.
누군가를 생각하며 책 한 권 선물하기 좋은 날이다. 꼭 ‘책의 날’이 아니더라도 마음을 담은 책을 선물하는 게 ‘일상’이 된다면 어떨까. 읽고 좋았던 ‘그 책’을 몇 권 더 구입해야겠다.
/김미은 문화부장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