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용군(義勇軍)
2022년 03월 09일(수) 03:00
‘의용(義勇)’은 충의(忠義)와 용기(勇氣)의 줄임말로, 의를 위해 일어나는 용기다. 정의를 옹호하고 실천하기 위해 불의를 과감히 물리치려는 의로운 용기라는 의미다.

요즘 뉴스에서 자주 접하는 용어가 의용소방대와 의용군이다. 20년만에 최악이라는 강원 삼척과 경북 울진의 산불로 의용소방대가 재조명되고 있다. 민간인 신분으로 무보수 자원봉사자인 의용소방대원들이 최전선에서 나흘째 산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의용군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정규군으로는 러시아에 뒤질 수밖에 없는 우크라이나가 국제사회에 의용군 참여를 호소하면서 지구촌 52개국에서 2만여 명이 의용군으로 러시아에 맞서고 있다.

국내에선 해군특수전단(UDT) 출신 유튜버 이근 전 대위가 우크라이나 국제 의용군에 참전했다. 이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동료들과 함께 의용군에 참여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출국한 사실을 알렸다. 참여 배경으로는 “아무 죄없는 사람들이 다치고 죽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6·25 전쟁 당시 세계가 한국을 도왔는데 이제는 우리가 도울 차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씨의 국제 의용군 참여는 국내 실정법 위반이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외교부는 우크라이나 전 지역에 여행 경보 4단계(여행 금지)를 발령한 상태로 이를 어길 경우 여권법 위반으로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이 씨는 공식 절차를 밟아 출국하려 했지만 촉박한 상황에서 정부의 반대가 심해 부득이하게 출국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살아서 귀국한다면 처벌을 받겠다며 대한민국 최초 의용군인 만큼 나라를 대표하여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대한민국 최초의 의용군은 일제 강점기 김원봉이 조직한 ‘조선 의용대’다. 독립 무장 부대로 일본에 맞서 중국에서 활동하다 광복군에 편입돼 주축이 됐다. 80여 년 만에 등장한 의용군을 굳이 찬반의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정부 차원에선 할 수 없는 일을 민간이 나서 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될 일이다.

/장필수 제2사회부장 bungy@kwangju.co.kr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