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평화’
2022년 03월 07일(월) 02:00 가가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소설 ‘전쟁과 평화’는 세계의 고전으로 꼽힌다. 1915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로맹 롤랑은 “우리 시대 가장 방대한 서사시이자 현대의 ‘일리아스’”라고 평했다. 톨스토이는 객관적 자료와 작가적 통찰로 냉혹한 전장에서 펼쳐지는 인간들의 삶과 운명, 죽음을 역동적으로 그렸다.
소설은 나폴레옹 침략에 맞선 1805년 전쟁과 1812년 전쟁 등이 주요 소재다. 파죽지세였던 나폴레옹 군대는 모스크바 진입을 목전에 두고 보로디노 전투에서 많은 것을 잃는다. 이들은 가까스로 모스크바에 입성하지만 혹한과 식량난, 화재라는 위험에 직면한다. 프랑스군은 별수 없이 퇴각하고 나폴레옹은 섬에 유폐된다. 알렉산드르 1세 등 실존 인물을 비롯해 600여 명이 펼치는 대서사시는 전쟁의 가혹함 외에도 자만과 오판은 패배로 귀결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전쟁이 도착하면 악마는 지옥을 넓힌다”는 말이 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전쟁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보여 줬다. 외신에 따르면 침공 일주일 만에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자가 어린이를 포함해 2000명이 넘었다. 특히 국제법으로 금지된 대량살상무기인 ‘진공폭탄’이 사용됐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러시아의 전쟁 범죄 조사에 착수했으며 유엔 회원국들은 긴급 특별 총회에서 즉각 철군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혹여 러시아는 냉전시대로 회귀해 소련 제국주의의 부활을 꿈꾸는지 모른다. 그러나 주권 국가를 무력으로 좌지우지하겠다는 발상은 반인류적인 범죄이다. 당장은 승리하는 것처럼 보여도 도도히 흐르는 역사의 물결을 거스를 수는 없다.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은 자국의 자부심인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가 전하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 소설 속 고난을 극복하는 민중의 열망과 사랑은 러시아의 힘이었다. 그 민중의 의지와 생명력이 우크라이나에서도 싹트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톨스토이는 “영웅은 존재할 수도 없고 또 존재해서도 안 되며, 오직 인간만이 존재해야 한다”고 역설하지 않았던가. /박성천 문화부 부장 skypark@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은 자국의 자부심인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가 전하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 소설 속 고난을 극복하는 민중의 열망과 사랑은 러시아의 힘이었다. 그 민중의 의지와 생명력이 우크라이나에서도 싹트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톨스토이는 “영웅은 존재할 수도 없고 또 존재해서도 안 되며, 오직 인간만이 존재해야 한다”고 역설하지 않았던가. /박성천 문화부 부장 sky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