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 선거’
2022년 02월 15일(화) 05:00
20대 대통령선거(3월9일)의 공식 선거운동이 오늘부터 시작됐다. 여야는 남은 기간 그야말로 피 말리는 대혈전에 돌입한다. 현재 대선 판세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양강 구도 속에 치열한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선 후보 단일화 성사 등 초대형 변수가 없다면 이번 대선은 3~5% 내외의 근소한 차이로 승패가 갈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모든 선거는 박빙의 접전일수록 그 불확실성으로 인해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대선의 경우 한 나라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관심보다는 걱정이 더 크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평가가 말해 주듯 양강 후보를 둘러싸고 수많은 의혹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 미래를 결정할 정책과 비전이 이슈가 되기보다는 네거티브 전쟁이 막판까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양강 후보의 배우자들에 대한 각종 구설마저 끊이지 않아 코로나19 대확산에 지친 민심을 피곤하게 만들고 있다. 결국 이번 대선은 후보의 미래 비전을 선택하는 팬덤(fandom) 선거보다는 자기가 싫어하는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한 안티(anti)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네거티브 보팅(negative voting) 현상이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얘기다.

이로 인해 이번 대선 투표율은 역대 최저치였던 지난 17대 대선의 63%에 근접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대선 이후 역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대선이라는 메가 이벤트로 국민적 역량이 결집되기보다는 갈등이 더 증폭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3년째에 접어든 코로나19 팬데믹을 비롯해서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혹독하고 다가올 미래는 불확실하기만 하다. 민생·경제·안보·외교 등 현안들도 결코 녹록지 않다. 하지만 미래를 열어 가기 위해서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모여 길을 만들어가듯 한 사람 한사람의 투표 참여가 절실하다. 혹독한 겨울을 넘어 따뜻한 봄을 맞기 위해 적극적인 투표로 미래의 길을 내야 한다.

흔히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이번 대선에서도 위기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국민적 집단지성이 한껏 발휘되었으면 한다.

/임동욱 선임기자 겸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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