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공정’
2022년 02월 14일(월) 04:00 가가
‘동북 공정’(東北 工程)은 중국 정부가 지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동북 3성(省)과 함께 수행했던 대규모 프로젝트를 말한다. 지린(吉林)·헤이룽(黑龍)·랴오닝(遼寧) 등 동북 3성(만주)은 물론 그들의 영토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만들기 위함이다. 문제는 고조선이나 고구려 등 우리의 고대사마저도 자신들의 지방 정부로 왜곡하려 한다는 점이다.
이덕일 순천향대학교 대학원 초빙교수는 이익의 ‘성호사설’과 박지원의 ‘열하일기’ 등에서 동북 공정에 맞설 수 있는 단초를 찾는다. 일제 식민사학은 고구려 동천왕 때 위나라 관구검이 침입해 낙랑(평양) 지역에 한사군을 설치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익·박지원 등 실학자들에 따르면 당시에 한사군은 한반도에 없었다.
물론 중국의 많은 1차 사료에도 한사군은 요동에 있었다고 나온다. 그럼에도 중국이 낙랑의 위치를 지금의 평양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우리 고대사를 자신들 강토 구역에 포함시키려는 의도다. 이러한 의도는 지배를 정당화하고 우리 민족의식을 부정했던 일제의 식민사학 논리와 궤를 같이한다.
한데 이번에 중국은 동북 공정에 이어 ‘문화 공정’을 자행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을 중국 소수민족 대표로 출연시킨 것이다. 이는 저들의 그러한 속셈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다만 이를 문화 공정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좀 과하다는 신중한 반응도 없지는 않다.
그럼에도 중국의 문화 침탈은 이번이 처음 아니라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2020년에는 절임 채소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의 인증을 받은 것을 두고 김치 종주국이 된 것처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2017년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의 동북 공정이나 문화 공정은 자신들이 세계 중심이라는 중화주의 시각에 기인한다. 이번 동계올림픽 편파 판정과 오심에 대국답지 못한 행태를 보인 중국은 역사 왜곡이나 문화 침탈 같은 ‘공정’(工程)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 ‘눈 뜨고 코 베이징’이라는 말이 회자되는 현재 상황을 직시하고 올림픽 정신인 ‘공정’(公正)부터 회복해야 할 것이다.
/박성천 문화부 부장 skypark@kwangju.co.kr
물론 중국의 많은 1차 사료에도 한사군은 요동에 있었다고 나온다. 그럼에도 중국이 낙랑의 위치를 지금의 평양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우리 고대사를 자신들 강토 구역에 포함시키려는 의도다. 이러한 의도는 지배를 정당화하고 우리 민족의식을 부정했던 일제의 식민사학 논리와 궤를 같이한다.
중국의 동북 공정이나 문화 공정은 자신들이 세계 중심이라는 중화주의 시각에 기인한다. 이번 동계올림픽 편파 판정과 오심에 대국답지 못한 행태를 보인 중국은 역사 왜곡이나 문화 침탈 같은 ‘공정’(工程)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 ‘눈 뜨고 코 베이징’이라는 말이 회자되는 현재 상황을 직시하고 올림픽 정신인 ‘공정’(公正)부터 회복해야 할 것이다.
/박성천 문화부 부장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