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 올림픽
2022년 02월 11일(금) 03:00 가가
‘스포츠의 꽃’ 올림픽에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잘못된 판정이 낳은 수많은 오심 논란이 그것이다. 이로 인해 한국 선수들도 많은 피해를 입었다.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 김동성도 그랬다.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1위로 골인하고도 안톤 오노(미국)의 할리우드액션으로 인해 실격 처리되면서 금메달을 도둑맞은 것이다.
2014년 소치에서는 피겨스케이팅 김연아가 희생양이 됐다. 싱글에서 쇼트와 프리 모두 완벽한 연기력을 선보였지만 은메달에 그쳤다. 대신 개최국 러시아의 신예 소트니코바가 어설픈 연기를 펼치고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한 2012 런던 하계올림픽 펜싱에서 나온 신아람의 ‘멈춰 버린 1초’는 세계 스포츠팬의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이 있긴 하다. 하지만 오심이 승패를 좌우할 때 그것은 오점일 뿐이며, 만약 의도적이라면 이는 농간이다. 그래서 지금은 경기마다 비디오판독(VAR) 시스템을 도입, 판정 오류를 줄이고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는 비디오 판독만 했다 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이 나오곤 했다.
이 때문에 관중들이 선수들의 결승선 통과 순위보다 페널티 여부를 더 궁금하게 여기는 이상한 대회가 되고 말았다. 판정이 뒤바뀌면 어김없이 중국 선수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을 과연 우연으로만 생각할 수 있을까. 그러니 우리 모두는 1000m에서 황당한 판정으로 실격을 당한 황대헌 선수가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는 순간까지 가슴을 졸일 수밖에 없었다. TV 중계방송을 통해 같은 조에 중국 선수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또 확인해야 했다.
상대 선수를 손으로 쓰러뜨리고서라도 기어이 금메달을 따야겠다는 선수들. 이를 격려하는 코치와 환호하는 중국 관중들, 그리고 심판 판정이 뭐가 문제냐며 큰소리치는 언론. 이번에 베이징올림픽을 개최한 중국을 생각하면 분노를 넘어 안쓰럽기까지 하다. 인구 세계 1위에 경제 규모도 세계 2위의 국가라지만, 아무래도 국제사회의 리더와 대국이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의 슬로건은 공교롭게도 ‘함께하는 미래’다. /유제관 편집1부장 jkyou@wool@kwangju.co.kr
상대 선수를 손으로 쓰러뜨리고서라도 기어이 금메달을 따야겠다는 선수들. 이를 격려하는 코치와 환호하는 중국 관중들, 그리고 심판 판정이 뭐가 문제냐며 큰소리치는 언론. 이번에 베이징올림픽을 개최한 중국을 생각하면 분노를 넘어 안쓰럽기까지 하다. 인구 세계 1위에 경제 규모도 세계 2위의 국가라지만, 아무래도 국제사회의 리더와 대국이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의 슬로건은 공교롭게도 ‘함께하는 미래’다. /유제관 편집1부장 jkyou@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