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미션
2022년 02월 03일(목) 04:00 가가
임기 말 청와대는 여전히 자신만만한 것 같다. 차기 대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40% 내외의 지지율에 고무됐기 때문일 것이다. 대통령의 지시는 여전히 강력히 전달되고, 레임덕도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여론은 정권 재창출보다 정권 교체에 더 쏠려 있다. 지금까지 대선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이며 따라서 그에 대한 해석도 분분하다.
다만 중요한 것은 임기가 끝나 가는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이 아니라 그보다 더 높은 정권 교체 여론일 수밖에 없다. 진보와 보수보다 이념적인 지향성이 약한 중도 세력이 현 정부와 여당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 그 원인일 것이다. 이에 따라 여당 후보에 대한 지지율도 박스권에 갇힐 수밖에 없다.
사실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현 정부에는 몇 가지 미션이 주어졌었다. 부동산 개혁, 교육 개혁, 검찰 개혁, 조세 개혁, 재벌 개혁, 지방분권 등이 그것이다. 5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이들 미션은 얼마나 실행되고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뤘을까. 냉정히 생각해 볼 때 아무래도 후한 점수를 주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 원인은 결국 사람이었다. 현 정부는 그 어느 정부보다 정치인 장관을 선호했다. 토포악발(吐哺握髮)이나 임인유현(任人唯賢)의 자세로 인재를 구하기보다 한정된 집단 내에서 깜짝 발탁했다. 특정 인사를 고집해서 자리에 앉히는 무리수도 남발했다. 장관만이 아니라 공공기관장 등 대통령의 인사권이 미치는 자리마다 ‘자기 사람 심기’ 논란을 자초했다.
국정 컨트롤타워인 청와대는 출마 대기자들의 이름값만 올려 주는 곳이 됐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그들이 지역과 소통하며 정책을 고민하기보다는 줄을 서고 청와대 또는 권력기관에 갔다 오는 데 더 치중하게 하는 원인을 제공했다.
지금이라도 현 정부는 출범 당시의 미션을 돌아보고 이에 대한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다른 모든 것을 훌륭히 처리했더라도 주어진 미션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면 처절히 고개를 숙여야 한다. 그래서 지금 이루지 못한 미션이 차기 정부에서라도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윤현석 정치부 부장 chadol@kwangju.co.kr
사실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현 정부에는 몇 가지 미션이 주어졌었다. 부동산 개혁, 교육 개혁, 검찰 개혁, 조세 개혁, 재벌 개혁, 지방분권 등이 그것이다. 5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이들 미션은 얼마나 실행되고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뤘을까. 냉정히 생각해 볼 때 아무래도 후한 점수를 주기는 어려울 것 같다.
지금이라도 현 정부는 출범 당시의 미션을 돌아보고 이에 대한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다른 모든 것을 훌륭히 처리했더라도 주어진 미션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면 처절히 고개를 숙여야 한다. 그래서 지금 이루지 못한 미션이 차기 정부에서라도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윤현석 정치부 부장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