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 재도약의 원년으로 - 조정규 무안군 철도공항팀장
2022년 01월 24일(월) 23:20
무안국제공항은 2007년 11월 8일 동북아를 겨냥한 서남권 거점공항으로 인천 및 김해공항과 함께 삼각축을 형성하면서 국제 항공 수요를 분담하고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개항했다. 개항 초기에는 하루에 이착륙하는 비행기가 고작 네 대에 불과해 국제공항이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은 초라한 개항이었다는 뼈아픈 지적도 있었다.

이용객 실적으로 보더라도 무안국제공항은 개항 후 10년이 되는 2017년까지 연간 30만 명 정도로 만성 적자에 시달렸고 지난해 말에는 그나마 유지되던 아시아나항공의 무안~중국 베이징 노선까지 폐지되면서 정기 국제노선이 완전히 사라지는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남도와 무안군의 지속적인 건의와 노력으로 2017년 11월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이 무안국제공항을 경유하는 것으로 결정됐고 2018년 3월에는 중국(상하이), 일본(기타큐슈), 필리핀(보라카이, 세부) 등 다양한 국제노선이 증편되면서 그해 연간 이용객이 처음으로 50만 명을 돌파해 국제공항으로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2019년에는 연간 이용객 90만 명으로 전국 공항 중 이용객 증가율 1위를 기록하면서 이듬해에는 100만 명, 200만 명도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에 찬 전망과 함께 국제공항으로 자리매김하는 듯했다.

하지만 들뜬 분위기도 잠시였다. 2020년 3월 들어서는 8개국 15개 노선이던 국제선 항공편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가 간 방역 조치로 인해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하게 되면서 모두 없어지고 지금은 소형 항공사인 국내선 두 편만이 유지되고 있다.

혹자는 인접한 광주공항, 여수공항과 비교하면서 두 곳은 이용객이 대폭 늘어났는데 무안국제공항만 이용객이 줄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국제공항인 무안국제공항을 국내 공항과 비교하는 것부터 잘못이다. 무안국제공항 이용객이 급감한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국가 간 방역 조치로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하고 상황에 따라 변하는 방역 지침 때문에 여행사들이 쉽사리 여행 상품을 계획하고 내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국제공항들의 이용객 실적을 보면 무안·청주·양양 공항은 2021년 들어 국제선이 없는 상황이고 인천·김포·김해·제주·대구 공항도 2020년부터 매년 70% 이상 이용객이 감소하고 있다. 단순히 방역 조치 이전인 2019년도와 작년말 이용객을 비교해 보면 인천공항도 국제선 이용객이 4.5%에 불과하고 다른 국제공항들은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는 방역 조치에 따른 해외여행의 제약으로 국내 수요만 증가하고 국제 여객 수요는 감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여러 상황이 갈수록 무안국제공항의 입지를 좁게 만드는 것 같지만 모든 여건이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전남도는 지난 1월 7일 무안국제공항 진입도로 구간인 지방도 815호선 8.12㎞를 4차선으로 확장 개통했다. 2조 5천억 원이 투입되는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으로 2026년 KTX노선이 개통되면 무안국제공항은 국내 어느 공항보다도 접근성이 뛰어난 공항이 된다.

2023년까지 공항 활주로를 360m 연장해 전체 길이가 3160m 되면 대형 E급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해져 항공기의 공항 이용도가 증가하고 지금까지 부진했던 항공화물 분야에서도 새로운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무안군은 항공 정비 산업 유치를 위해 공항과 연접한 35만㎡의 부지에 올해 말까지 완공을 목표로 항공특화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 사업은 항공기를 운항하면서 유지 관리를 위해 필수적으로 수요가 발생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공항을 단지 여객운송 수단으로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무안군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신산업으로 확산시켜 나갈 수 있다.

무안국제공항이 코로나 등으로 인해 이용객이 감소해 어려움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전남도와 무안군은 방역 지침이 완화되는 대로 국토부의 승인을 얻어 국제선을 재개할 수 있도록 공항공사 및 항공사와 함께 운항 일정을 긴밀히 협의 중이다. 올해는 2년간의 긴 공백을 깨고 무안국제공항이 재도약하는 원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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