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페퍼스, 서브·리시브가 살아난다
2021년 12월 10일(금) 00:00
GS칼텍스에 0-3 졌지만
분위기 반전에 ‘신나는 배구’
12일 인삼공사전 승리 기대
페퍼스타디움 3층 50% 할인 행사

AI페퍼스 선수들이 8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GS칼텍스전에서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KOVO 제공>

AI페퍼스는 가장 힘든 순간 더 활짝 피어났다.

광주 페퍼저축은행 여자배구단 AI페퍼스는 지난 8일 오후 7시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경기에서 GS칼텍스에게 0-3(19-25, 21-25, 20-25)으로 패했다.

뼈아픈 0-3 셧아웃 패배였지만, 김형실 AI페퍼스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김 감독은 “점수는 못 땄지만,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분위기 반전도 됐고, 선수들도 열심히 했다”며 “지난번 두 게임에서 처졌던 분위기를 잘 뒤집은 것 같다”고 후련한 심정을 전했다.

최근 AI페퍼스 선수들의 얼굴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2라운드를 통틀어 승점 단 1점만을 획득한 채 7연패를 기록하면서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지쳐가던 차였다. 김 감독도 경기 중 “마음 놓고 플레이하자”고 거듭 강조했지만, 선수들에게선 눈에 띄게 웃음기가 줄어들었다. 더구나 지난 8일에는 아직 1세트도 뺏어오지 못한 유일한 팀, GS칼텍스를 상대해야 했다.

하지만 AI페퍼스는 우려를 털고 오랜만에 시즌 초반과 같은 ‘신나는 배구’를 보여줬다.

무엇보다 살아난 서브가 고무적이었다. AI페퍼스는 이날 지금까지 가장 많은 횟수인 서브에이스 8회를 성공시켰다. 엘리자벳이 3차례 상대 리시브를 뚫었고, 선발 멤버인 박경현·하혜진·이한비·최가은·이현이 골고루 서브에이스를 기록했다.

서브는 AI페퍼스의 ‘고질병’이었다. 서브가 가장 많이 흔들렸던 1라운드 흥국생명전에서는 31개 범실 중 서브로만 20점을 내줬다. 역설적이게도 당시 선수들은 경기에 앞서 서브를 집중적으로 훈련했던 상황이었는데, 실력보다는 ‘부담감’, ‘멘탈’이 문제라는 반증이기도 했다.

김 감독은 “여자배구는 컨디션, 팀 분위기에 따라 조금씩 변한다. 스트레스 쌓이거나 세트 안맞으면 누구라도 실수하게 돼 있다”며 “서브나 리시브 등에 집착하다 보면 오히려 압박이 생길 것 같아 아예 잊어버리라고 주문해뒀다. 부담감 없이, 승패 떠나서 분위기를 계속 올려주려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배려 덕인지 범실도 확연히 줄었다. AI페퍼스는 이날 GS칼텍스 17회를 밑도는 15회 범실만을 기록했다. 이 중 서브 범실은 7번 뿐이었다.

전보다 단단해진 수비 집중력도 눈에 띄었다. 불완전하게 리시브된 볼이라도 이한비, 문슬기가 관중석까지 달려가 살려오는 장면이 여러 차례 반복되는 등 ‘끈질긴 플레이’가 살아났다. 눈 깜짝할 새 꽂히는 GS칼텍스 모마의 강력한 스파이크도 수차례 디그해 관중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하혜진도 이날 역대 통산 블로킹성공 50개를 달성(99호)하면서 센터로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최가은도 혼신의 디그로 볼을 살려내며 상대의 멘탈을 흔들었다.

선수들의 컨디션도 상승세다. 간헐적인 발뒤꿈치 통증 때문에 최근 컨디션 난조에 시달렸던 박경현도 이날 11득점(공격 성공률 40%)으로 활약했다. 그간 공격수와 호흡이 다소 아쉬웠던 구솔도 세트 5회 중 4회를 성공, 팀에 잘 녹아든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최근 잇따라 두자릿수 득점에 성공하고 있는 신인 박은서도 눈여겨보고 있다. 김 감독은 박은서를 라이트로 기용해 엘리자벳을 대체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엘리자벳은 현재 높은 공격 부담에 피로가 쌓여 무릎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김 감독은 “이 정도만 해 줘도 된다. 여기서 다시 시작해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 보여주면 더 좋다”며 “자신감으로, 의식적으로 할 생각이다. 초심 잃지 않고 재미있게, 열심히, 신나는 배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AI페퍼스는 오는 12일 오후 4시 페퍼스타디움에서 KGC인삼공사를 상대한다.

12·16·25일 열리는 홈경기에서는 페퍼스타디움 3층 관람석 티켓을 50% 할인된 가격인 4000원에 판매한다. 또 만 12세 이하 어린이는 무료 입장할 수 있다. 좌석 예약은 필수이며 예매사이트에서 수수료 1000원을 내야 한다.

16일부터는 정부 방역 지침에 따라 페퍼스타디움에 백신패스가 도입된다. 2차 접종을 완료하거나 출입 48시간 이내 PCR검사를 완료했다는 음성확인서(문자 또는 서류)을 지참해야 한다. 만 18세 이하는 접종완료자로 간주하며,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입장할 수 있다.

백신패스가 적용되면 좌석을 띌 필요 없이 자유롭게 앉을 수 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