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적폐
2021년 11월 25일(목) 00:30 가가
사실 문제의 해답은 간단하다. 다만 그것을 어렵게 하는 여건이 있을 뿐이다. 문재인 정부가 가장 실패한 것은 부동산 정책이다. 그러나 왜 여기까지 왔는지에 대한 분석과 반성이 없다. 여전히 문제의 핵심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4년간 도시·농촌 곳곳에 고층 아파트가 난립했는데도 왜 아파트 가격은 치솟기만 하는 것인가.
통계청의 ‘2020년 주택소유통계’를 살펴보면 집을 두 채 이상 소유한 사람은 지난해 232만 명으로 전년보다 3만6000여 명 늘어났다. 무주택자는 919만 6539가구로 30만9617가구 증가했다. 부유층은 여전히 아파트를 부의 증식 수단으로 삼아 사들이고 있고, 서민들은 높은 분양가에 집을 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26차례 나온 부동산 정책은 주먹구구식이어서 강한 불신을 받았다. 건설업체와 투기 세력은 ‘오락가락 정책’을 비웃으며 신규 아파트 분양가를 올리고 거기에 프리미엄까지 붙였다. 결국 이들이 아파트를 짓고 투기해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도록 내버려 둔 것이 현 정부라는 말이다.
LH 등 공기업은 시대의 요구인 질 높은 공공주택 공급을 외면했다. 오히려 수용권을 발동해 얻은 토지로 땅장사를 하며 배만 불렸다. 건설업체들은 공공택지에 민간 아파트를 지어 분양가를 높이고, 웃돈까지 얹어 시장을 자극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재정 투입 없이 쉽게 개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토지 수용과 용도변경을 밥 먹듯 반복했다. 분양가가 높아지자 구도심의 재개발까지 더해지면서 도시는 온통 아파트 숲이 됐다. 하지만 서민들이 들어갈 곳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공공택지에는 공공주택만을 짓게 했어야 했다. 민간 아파트에 대해서는 분양가 상한제 등 물가상승률 수준의 분양가 억제 정책을 폈어야 했다. 하지만 정부는 부동산 경기 침체를 이유로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건설업체와 투기 세력을 방치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부동산 경기는 정상적인 궤도에 진입할 때까지 가라앉아야 하며, 아파트 가격은 투기 거품이 사라질 때까지 떨어져야 한다. 이를 반대하는 이들이 있다면 이들이 바로 ‘부동산 적폐’ 세력이다.
/윤현석 정치부 부장 chadol@kwangju.co.kr
그동안 26차례 나온 부동산 정책은 주먹구구식이어서 강한 불신을 받았다. 건설업체와 투기 세력은 ‘오락가락 정책’을 비웃으며 신규 아파트 분양가를 올리고 거기에 프리미엄까지 붙였다. 결국 이들이 아파트를 짓고 투기해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도록 내버려 둔 것이 현 정부라는 말이다.
부동산 경기는 정상적인 궤도에 진입할 때까지 가라앉아야 하며, 아파트 가격은 투기 거품이 사라질 때까지 떨어져야 한다. 이를 반대하는 이들이 있다면 이들이 바로 ‘부동산 적폐’ 세력이다.
/윤현석 정치부 부장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