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 부회장 사면 기대감
2021년 06월 02일(수) 20:40
광주상의·경총·삼성전자 광주사업장·협력업체 등 사면 촉구
문 대통령 4대 그룹 간담회 긍정 발언…찬성 여론 확산 분위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론’이 경제계에서 재차 부상하고 있다. 국내 4대 그룹 대표들이 2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다시 한번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요청을 함에 따라 이 부회장 사면 기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패권전쟁 속에서 삼성전자의 공격적이고 신속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힘을 얻고 있는 데다, 경제계를 비롯한 각계와 국민들 사이에서도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한 찬성 여론이 확산하는 분위기도 있기 때문이다

지역경제계 역시 ‘오너 리스크’로 인한 삼성전자의 신규투자 및 의사결정 지연으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을 비롯한 광주·전남지역 300여 협력사 등 지역 가전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별 사면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이건희 컬렉션’ 작품을 기증한 지역이 광주와 전남, 대구, 강원인데다, 고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여사의 외가와 고향이 호남이라는 점에서도 이 부회장의 사면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재계에 따르면 최근 경제계를 물론, 지방자치단체와 종교단체 등 각계각층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건의가 줄을 잇고 있다.

이처럼 이 부회장의 사면 여론이 확산한 것은 세계경제에서 반도체 패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고, 삼성전자의 총수 부재가 추후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규투자와 중요한 의사결정을 신속히 내릴 수 있는 총수의 부재가 길어질 경우 삼성전자의 반도체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고, 결국 세계 경쟁기업들의 격차가 벌어지는 등 국내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경제계도 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이 부회장의 사면을 촉구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된 상황에서 글로벌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와 가전 등 광주·전남지역 주력산업이 재차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광주상공회의소와 광주경영자총협회, 전남경영자총협회 등 지역 경제단체들은 최근 이 부회장 사면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대구상공회의소와 동시에 사면 서명행사를 추진하기도 했다.

광주상의는 “글로벌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산업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가지원을 등에 업고 대규모 신규투자를 단행하는 등 환경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며 “이와 달리 삼성전자는 총수의 부재로 대규모 투자나 중요한 의사결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결국 국내 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과 협력업체를 비롯한 지역 가전산업 발전과 지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광주상의의 설명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이 부회장의 사면을 찬성하는 분위기가 높다. 앞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부회장의 사면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64%로 나타났다. ‘반대한다’는 27%에 그쳤다. ‘모름·무응답’은 9%였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공정한 법의 심판을 받는 것도 당연하지만, 국내 대표 기업 최고 의사 결정자라는 걸 감안해 국가 위기극복과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기회를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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