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무인 결제…그 많은 계산원 다 어디로 가나
2021년 04월 26일(월) 00:10
광주·전남 이마트 7곳 무인 결제 시스템 도입 완료
5년 간 6개 점포 152명 떠나ᐧᐧᐧ노조, 구조조정 중단 촉구 투쟁

26일 ‘셀프 계산대’ 도입을 알리는 이마트 광산점 안내문.

이마트 광산점이 26일부터 ‘셀프 계산대’를 들이면서 광주·전남에 있는 모든 이마트 점포 7곳에 대한 무인 결제 도입을 완료했다.

무인 결제 확대와 점포 폐점, 온라인 사업 강화 등의 영향으로 광주·전남 이마트 6곳에서 지난 5년 동안 150여 명이 일터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3사 노동조합은 가속화되는 대형마트 구조조정에 맞서기 위한 단체 행동에 들어갔다.

25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이마트지부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광주·전남 이마트 6개 점포(광주점 제외) 직영인력은 775명으로, 5년 전인 2015년 12월(927명)에 비해 152명(-16.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원 감소율이 가장 큰 점포는 오는 28일 영업을 종료하는 동광주점이다. 이곳에서는 지난 2015년 62명이 일했지만 올해 1월 기준 42명으로 줄어, 감소율이 32.3%(-20명)에 달했다.

여수점 감소율이 28.9%(190명→135명)로 뒤를 이었고, 광산점 16.9%(160명→133명), 목포점 15.1%(212명→180명), 봉선점 6.5%(154명→144명), 순천점 5.4%(149명→141명) 순으로 나타났다. 5년 새 6개 점포에서 감축된 인원은 152명으로, 점포당 25명 가량 인력이 줄어든 셈이다.

노동조합 측이 조사한 인원은 계산원을 포함한 인력으로, 이마트는 지난 2018년 본격적으로 고객이 직접 물건 값을 계산하고 결제하는 ‘셀프 계산대’를 도입했다.

광주·전남에서는 같은 해 7월 동광주점을 시작으로, 봉선·상무(2019년 폐점)·광주점과 목포·여수·순천점 등으로 셀프 계산대를 들여왔다.

26일에는 광산점에 셀프 계산대가 설치되면서 광주·전남 모든 점포에 대한 무인 결제 시스템 도입이 완료된다.

이마트 광산점은 1층 계산대에 6대 가량을 설치하고, 2층 계산대를 기존 밤 11까지에서 1시간 단축해 운영할 방침이다.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 광주전라지역본부는 지난 20일 홈플러스 순천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이고 무차별적인 대형마트 구조조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민주노총 제공>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유통 3사는 셀프 계산대를 도입할 때마다 고객 사생활 보호와 편의를 위한다는 도입 취지를 고수하면서 “계산 무인화로 인한 유휴 인력은 다른 업무로 전환배치하며 고용 감축은 없다”는 설명을 해왔다.

하지만 노조 측은 “마트 노동자들을 유통기한 지난 상품으로 취급하는 대형마트 구조조정을 중단해야 한다”며 본격적인 투쟁 의지를 밝혔다.

마트산업노조 관계자는 “지난 2018년 이마트 창동점의 첫 무인화 도입 이후 전국에는 현재 셀프 계산대 900여 대가 설치된 상태”라며 “5년 동안 이마트에서 감축된 인원은 전국적으로 6072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또 “홈플러스는 지난해 안산점 등 4개 점을 매각한 데 이어 올해도 대구스타디움점과 부산 가야점 폐점 매각을 단행한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해에만 12개 점포를 폐점하고 올해 희망퇴직을 유도하며 구조조정을 벌인 결과 최근 1000여 명의 직원이 일터를 떠났다”며 “사후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경영실패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 광주전라지역본부는 지난 20일 홈플러스 순천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이고 무차별적인 대형마트 구조조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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