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특집-한전] 해상풍력 날개 달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 선점 나선다
2021년 04월 19일(월) 23:00
신재생에너지 집중 투자
전남도와 함께 신안 앞바다에
세계 최대 해양풍력단지 조성
해외사업 역량·R&D자산 활용
국내 해상풍력발전 마중물 역할
44개 기업과 활성화 업무협약
“한국전력의 대규모 해외사업 경험, 수준 높은 송배전 기술 및 풍부한 연구개발(R&D) 자산을 바탕으로 국내 해상풍력산업 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습니다.”

국내 최대 에너지 공기업 한국전력 김종갑 사장은 지난 15일 열린 ‘해상풍력 산업 활성화를 위한 협력 양해각서’ 체결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에너지 전환과 탈(脫) 탄소화 정책의 세계적인 확산 속에서, 해상풍력은 그 중심적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전은 소규모 단지 위주로 추진됐던 기존 해상풍력 발전의 한계를 딛고 국내 산업 발전의 마중물이 되겠다는 포부를 지니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해상풍력사업단을 새로 출범시키는 등 해상풍력 사업을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다.

세계 각국은 에너지 전환 시대를 맞아 신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상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에 집중 투자하는 추세다.

전세계 해상풍력은 유럽, 중국을 중심으로 지난 2019년 말 기준 29.1GW 규모로 확장했다. 일본, 대만 등도 해상풍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오는 2030년에는 177GW 규모가 누적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10년 동안(2010~2019년) 국내외 해상풍력은 28.7%에 달하는 연 평균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육상풍력(13.7%)의 2배 수준이다.

국제 재생 에너지 기구(IRENA)에 따르면 유럽의 경우 오는 2040년부터 해상풍력은 발전량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덴마크 외르스테드(Orsted), 영국 그린인베스트먼트그룹(GIG) 등 해외 유수 해상풍력개발 전문기업들은 이미 국내시장에 진입해 풍력자원계측기 설치 등에 착수한 상태다.

한전은 풍부한 자체 기술과 국내 조선·중공업, 해양플랜트를 기반으로 GW급 대규모 단지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해상풍력이 전기를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면적은 ㎿당 500㎡로, 육상풍력(5000㎡)의 10분의 1, 태양광(1만㎡)의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태양광(15%), 육상풍력(25%)에 비해 높은 이용률(30%)도 해상풍력의 지속가능성이 점쳐지는 요인이다.

에너지 공기업 한전이 해상풍력 발전을 선점하려는 건 ‘세 가지 혜택’ 때문이다.

60㎿ 규모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는 해상풍력 개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 ‘해상풍력 추진 로드맵’의 하나로 출발했다. <한전 제공>
높은 효율로 만들어진 낮은 가격의 ‘녹색 전기’는 소비자에게 혜택으로 돌아간다. 발전원가가 낮아지면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한전 측은 기대하고 있다. 전남도와 함께 추진하는 ‘블루 이코노미’ 8.2GW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을 통해서 창출될 것으로 기대되는 일자리는 12만개에 달한다. 민간 사업자의 경우 해상풍력 인프라 구축으로 사업성을 개선하고 해외 진출의 기회를 얻게 된다. 신안 해상풍력을 놓고 볼 때 한전 1.5GW, 민간사업자용 1.5GW 등 총 3GW 규모 공동접속설비 구축이 추진되고 있다.

한전과 주주는 사업비·투자비를 절감하면서 국제 유가 영향에 따른 변수를 줄이고 재무구조 개선, 기업가치 향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해상풍력은 전체 개발비용 가운데 계통연계 비용이 15% 상당을 차지한다. 계통연계는 둘 이상의 전력 시스템 사이를 전력이 서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선로를 통해 연결하는 것을 말한다.

한전 측은 “신안 해상풍력 1단계에서 계통연계 비용 비중은 25%에 달해 최적의 공법과 연계방안을 도출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한전은 그동안 쌓아온 해외사업 추진 역량과 금융조달 능력을 기반으로 사업성을 검토해왔다. 민간사업자가 참여가 어려운 대규모 사업 위주로 해상풍력발전을 추진하는 것도 이 같은 자신감에서 나온다.

지난해 7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대규모 해상풍력 추진 로드맵’에 따르면 오는 2030년 해상풍력 발전 규모는 12GW, 2034년이면 20GW를 달성하게 된다.

지난 2011년부터 추진된 2.4GW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을 시작으로 ▲세계 최대 8.2GW 규모 신안 해상풍력 ▲울산(1.4GW) + 동남권(4.6GW) 부유식 해상풍력 ▲제주(0.6GW)+인천(0.6GW)+전북 군산·경남 욕지도 실증사업 등이 전국 곳곳에서 펼쳐진다.

한전은 지난 15일 국내 해상풍력 관련 44개 기업과 ‘해상풍력 산업 활성화를 위한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정부의 재생에너지 2030 이행계획과 2050 탄소중립 실현의 주요 수단으로서 해상풍력 산업을 활성화하도록 힘을 모으기로 했다.

특히 현재의 해상풍력 정체 상태를 벗어나려면 개별기업의 투자 확대와 더불어 기업 간 기술 및 정보 공유 등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협약 참여기업은 한국해상풍력㈜과 전남개발공사 등 개발사 9곳, 한전KDN·한전KPS·효성중공업㈜·LS전선·대한전선㈜·두산중공업㈜ 등 제조 및 서비스사 26곳, 시공사 3곳, 엔지니어링 6곳 등 총 44개사이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해상풍력 기자재산업 발전을 위한 기술개발에 협력 ▲해상풍력 인프라 조성으로 지역경제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 ▲해외 해상풍력사업 공동 진출을 위한 한전의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국내 해상풍력 관련 기업 간 정보 공유 등 지속적 협력 등이 있다.

이날 행사에서 한전 해상풍력사업단은 현재 한전이 개발 중인 총 2.7G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사업(신안 1.5GW, 전북 서남권 1.2GW)의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한전은 신안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면서 전남도와 협력을 강화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정부 에너지전환 정책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건설 기간은 오는 2023년부터 2029년까지로, 신안군 임자도 서쪽 30㎞ 해상에 9조7000억원 사업비를 들여 발전단지를 구축한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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