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홍 농협 전남본부장 “농업인 소득 창출 확대…잘 사는 농도 전남 만들겠다”
2021년 04월 19일(월) 21:20
디지털 농업·농축산물 유통 혁신
태양광단지 등 농외소득원 발굴
농업인월급제 확대·퇴직금제 지원
로컬푸드 직매장도 대폭 늘려
“편리한 농업, 잘사는 농업인.”

최근 취임 100일을 넘긴 박서홍(56·사진)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장은 전남농협의 올해 목표를 이같이 요약했다.

그는 전남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현장을 찾으며 취임 첫날과 2021년 새해를 맞이했다.“지난해 12월 지역본부장 발령을 받고 올해 1월1일부터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30년 ‘농협맨’으로 살아오면서 이렇게 빠르게 지나간 적이 있었는가 할 정도로 정말 바쁘게 보낸 것 같습니다.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을 포함한 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죠. 우리 농업과 농촌 현장도 농산물 소비 감소,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 등 자연재해와 조류인플루엔자 등 가축전염병 확산으로 정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우리 농업인들의 피해가 더 커지지는 않을까하는 걱정과 염려, 그리고 막중함 책임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박 본부장은 18세기 후반 농업을 중심으로 사회개혁을 꿈꿨던 다산 정약용을 인용하며 농업이 나아가야 할 길을 이야기했다.

“다산은 농업의 진흥방법을 묻는 정조 임금에게 농사를 편리하도록 하고, 소득이 되도록 해야 하며, 농사짓는 사람을 대접해 주어야 한다며 세 가지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지난해 2월 농협중앙회장으로 취임한 이성희 회장과 다산의 신념을 종합해 보면 전남농협이 갈 길은 편리한 농업, 잘 사는 농업인을 위한 활동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 본부장은 구체적 실천계획으로 ‘디지털 농업 강화’ ‘농축산물 유통혁신’ ‘농업인 소득 안정’을 들었다.

디지털 대변혁의 시대에 전남농협 전 임직원들도 ‘디지털’이라는 옷을 입어야 한다는 게 박 본부장 지론이다. 임직원들이 디지털 기기 일상화를 실천한 다음, 농업인과 금융·유통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등 디지털 방식으로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자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도 전남 과실 대표 브랜드 ‘상큼애’와 ‘오매향’은 매출 성장을 거듭하며 전국 소비자를 만나고 있다.
농협은 농산물 생산부터 도매, 가공, 소비지 판매까지 모든 유통 단계에서 역할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절차는 과감히 버리고 꼭 필요한 것을 채울 수 있도록 농축산물 유통혁신을 추진한다. 농업인과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며 농협이 ‘농축산물 유통허브’로 거듭나도록 할 방침이다.

전남농협이 수행하는 모든 일들은 결국 농업인들이 잘사는 농도(農道) 전남을 만들기 위해서 이뤄진다. 농협은 농업인이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고 편안하게 노후생활을 하는 데 존재 이유가 있다.

박 본부장은 “농업인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잘 팔고,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는 새로운 영농기술 보급에 앞장서며 일손이 부족한 곳은 먼저 찾아가겠다”며 “영농형 태양광단지와 같은 농외소득원을 지속발굴하고, 전남도가 시행하고 있는 농업인월급제 참여를 늘리며,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농업인 퇴직금제도도 만족도를 꾸준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중소 농업인들과 소비자 모두에게 상생 효과를 안겨주는 ‘로컬푸드’(직거래 농산물) 직매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것도 농업인 소득 창출 방법의 하나이다.

박 본부장은 전남 농업을 지탱하는 또 다른 주축인 농산물 소비자에게도 당부의 말을 남겼다.

농가소득은 현재 도시근로자 소득의 61.8% 수준에 머물러있다. 농촌 대부분 지역이 소멸위험에 처했다는 말은 과언이 아니게 됐다.

박 본부장은 “농업과 농촌은 한번 붕괴되면 회복하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다”며 “먹거리 생산기반인 농경지가 없어지고 농민들이 떠나게 되면 우리에게 식량을 공급하는 전진기지이자 최후보루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국민들에게 농업과 농촌을 깊이 새기고 우리 농축산물을 애용해달라고 재차 하소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곡물수출국이 자국민에 우선 공급하고자 농산물 수출을 중단한 결정을 직접 본 경험 덕분인지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 국민들의 식량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크게 향상됐다는 조사 결과를 접했습니다. 외식을 줄이고 집밥을 먹는 횟수가 증가해 국산 농산물에 대한 구매를 늘리고 소비의향도 다시 높아졌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렸습니다. 농업과 농촌을 지키는 힘은 우리 농축산물을 애용하는 것에서 나옵니다. 국민 여러분이 국산 농산물 소비로 농업인들에게 힘찬 응원을 보내주길 바랍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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