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봄
2021년 03월 30일(화) 00:00 가가
미얀마에서 민주화를 열망하는 꽃들이 무수히 떨어지고 있다. 지난 27일만 해도 군경이 거리로 나온 비무장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해 전국에서 최소 114명이 숨졌다. 지난달 1일 군부의 쿠데타 이후 가장 많은 시민들이 희생된 것이다.
이날은 ‘국군의 날’이었다. 군부는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하는 한편 공영방송 등을 통해 유혈 진압을 예고했다. 하지만 미얀마 시민들은 이에 굴하지 않았다. ‘국군의 날’을 ‘저항의 날’로 바꿔 부르며 전국적으로 시위에 나섰다. 그리고 시민들은 그들을 지켜야 할 군인들의 총칼에 처참하게 짓밟혔다.
지금까지 미얀마 군부의 유혈 진압으로 숨진 시민은 440명을 넘어섰고 청소년과 어린이도 무려 20명 이상 희생됐다. 현지 SNS에는 군경이 시위와 관계가 없는 행인이나 차량·주택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을 난사하는 장면들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미얀마 군부의 만행이 세계적 공분을 사고 있지만 국제 사회의 대응은 무력하기 짝이 없다. UN 안보리는 미얀마 군부의 폭력 진압을 규탄하는 성명을 내는 데 그쳤다. 이마저도 중국·러시아 등의 반대로 수위가 크게 낮아졌다. 여기에 미국과 영국 등의 미얀마 군부에 대한 경제 제재도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고립된 미얀마 국민의 희생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군부의 강경 진압에 반발해 일부 군경을 포함한 미얀마 공무원들까지 민주화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미얀마의 민주화 항쟁이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파도가 되어가고 있지 않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자유와 평등, 민주와 인권은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 피와 땀과 눈물로 쟁취된다. 40여 년 전 80년 광주도 그랬다. 이는 인류의 역사가 증명한다.
미얀마의 국화(國花)는 보리수나무의 일종인 ‘패덕’(Paduak)이다. 4월에 노란 꽃을 피우며, 꽃이 피면 나무 역시 금빛으로 환하게 빛난다고 한다. 미얀마 국민이 더 늦지 않게 군부의 야만을 몰아내고, 노란 패덕꽃이 피어나는 4월에는 ‘민주화의 봄’을 맞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임동욱 선임기자 겸 서울취재본부장
지금까지 미얀마 군부의 유혈 진압으로 숨진 시민은 440명을 넘어섰고 청소년과 어린이도 무려 20명 이상 희생됐다. 현지 SNS에는 군경이 시위와 관계가 없는 행인이나 차량·주택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을 난사하는 장면들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자유와 평등, 민주와 인권은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 피와 땀과 눈물로 쟁취된다. 40여 년 전 80년 광주도 그랬다. 이는 인류의 역사가 증명한다.
미얀마의 국화(國花)는 보리수나무의 일종인 ‘패덕’(Paduak)이다. 4월에 노란 꽃을 피우며, 꽃이 피면 나무 역시 금빛으로 환하게 빛난다고 한다. 미얀마 국민이 더 늦지 않게 군부의 야만을 몰아내고, 노란 패덕꽃이 피어나는 4월에는 ‘민주화의 봄’을 맞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임동욱 선임기자 겸 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