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시력, 여든까지 갑니다 [의료칼럼-마양래 보라안과병원장]
2021년 01월 21일(목) 08:00
아이의 눈처럼 밝게 빛나는 보석을 또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그 보석을 매일 들여다 볼 수 있는 나는 소아 안과 전문 안과의사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은 어릴 적 버릇은 늙어서도 고치기 어렵다는 말이지만, 눈 건강에도 통용되는 말이다.

유아기는 육체적 성장과 더불어 지적 성장이 이루어지는 시기로 정상적인 시각을 가진 아이는 보고 관찰하면서 얻어지는 시각 정보를 통해 건강하게 성장한다. 실제로 일상생활 정보 중 약 80%가 시각을 통해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눈은 굉장히 중요한 기관이다.

아이들의 시력이 완전히 완성되는 시기는 만 6세경이어서 그 이전인 만 3~6세 때 눈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유아기에 시력 발달이 정상적이지 못하면 아이의 평생 교육과 사회생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방치하면 약시가 발생할 수 있는 소아 사시의 특징과 치료에 대해 알아보자.

사시는 무언가를 볼 때 한쪽 눈은 정면을 응시하지만 다른 눈은 그 물체가 아닌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경우를 말하는데, 눈이 안쪽으로 치우치면 내사시, 바깥쪽으로 치우치면 외사시로 구분한다. 사시의 원인은 대부분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사시는 유전과 큰 관련이 없다. 사시의 원인을 뇌에서 안구 운동을 담당하는 신경의 문제로 짐작하고 있지만 정확하게 어떤 부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지 밝혀진 것은 없다.

소아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사시는 ‘간헐성 외사시’이다. 어릴 때부터 사시가 나타나므로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중요하다. 무언가를 가까이 볼 때는 눈이 같은 곳을 바라보지만, 먼 곳을 보거나 멍하게 볼 때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1세경 발생하는 영아 내사시와 2~3세경에 주로 나타나는 조절 내사시 등도 있다.

사시는 외관상 보기가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어릴 때 시력 발달이 충분히 안 돼 최종 시력이 좋지 않을 수 있다. 특히 한쪽 눈이 돌아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약시(안경을 쓰고도 시력이 안 나오는 상태) 위험이 커진다. 시력은 만 10세까지 발달하는데, 사시인 경우 양쪽 눈이 망막에 맺히는 상이 달라지면서 입체감 저하 등 두 눈을 같이 사용해야 하는 양안 시기능에 저하가 생길 수도 있다.

사시를 의심할 수 있는 주요 증상은 두 눈의 초점이 다르거나 멍하게 볼 때 눈이 밖으로 돌아가고, 유난히 햇빛이나 전등 불빛에 눈부심이 심한 경우 등이다.

사시의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수술이다. 수술은 눈을 움직이는 근육의 힘을 강화하거나 약화시켜서 눈동자의 위치를 정상화한다. 일반적으로 수술 시간은 약 1시간 정도 걸리며 전신마취가 필요해서 어린이에겐 부담이 될 수 있고, 재발 가능성도 약 30%나 된다. 다행히 모든 사시 환자가 무조건 수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조절성 내사시는 안경으로 치료하며, 간헐성 외사시도 눈이 정상 상태로 잘 모을 수 있고, 눈동자가 돌아가는 각도가 작으면 수술하지 않고 지켜보기도 한다.

스마트폰·컴퓨터·게임·TV 등에 일찍 과잉 노출돼 있는 우리 아이들의 눈 건강에 빨간 불이 켜졌다. 2019년 10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공개한 ‘어린이와 청소년의 휴대폰 보유 및 이용 행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교 저학년은 하루 평균 45분, 고학년은 105분간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단지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이니, 수면 시간을 제외하고는 아이들의 눈은 쉴 틈이 없는 셈이다.

아이들의 신체 이상은 부모의 세심한 관찰로 발견하게 된다. 어린이는 시력이 나쁘거나 눈에 어떤 이상이 있어도 표현하지 않고 적응하며 그냥 지내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눈의 이상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고 방치하다가 나중에 발견하면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부모가 관심을 갖고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에게 특별한 이상이 없더라도 시력 발달 시기인 3세 이후부터는 연 2회 정도 안과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를 통해 아이의 소중한 눈 건강을 확인하고 지켜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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