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로 산다는 것
2020년 12월 04일(금) 12:00 가가
우리의 안전한 ‘집’은 공감과 연대, 협력 통해 지어야
박노자 지음
박노자 지음
‘당신들의 대한민국’, ‘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 ‘주식회사 대한민국’ 등으로 한국사회를 성찰해온 박노자의 본명은 블라디미르 티호노프다.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 극동사학과에서 조선사를 전공하고 모스크바대학에서 고대 가야사 연구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2001년 한국인으로 귀화해 ‘박노자’가 됐다. 현재 한국을 떠난 그는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에서 한국학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사회의 뿌리깊은 전근대성에 근본 성찰을 가능케한 칼럼을 꾸준히 써 온 그가 새 책 ‘미아로 산다는 것-워킹푸어의 시대, 우리가 짓고 싶은 세계’를 펴냈다.
이번 책에는 가난과 고독이 일상이 된 시대에 스스로 집을 떠나 ‘미아’가 된 저자가 ‘외부에서’ 한국을 다시 사유하며 써내려간 글들이 담겼다. 그에 따르면 세상은 새로운 가난, 관계 맺기 불능, 사색의 증발, 타자의 혐오가 만연한 시절이다.
저자는 자본주의 사회의 미아가 된 구성원들이 연대가 아닌, 혐오로 고립을 벗어나려 할 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그는 인간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우리 모두가 돌아갈 수 있는 안전한 ‘집’은 “공감과 연대, 협력”을 통해 지어야한다고 말한다.
50여편의 다양한 글이 실린 책은 5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 ‘편안함의 대가’에는 ‘자신’에게 시선을 맞춘 글들이 담겼다. 왜 ‘탈 러시아’, ‘탈 남한’을 했는지 돌아보며 자신이 얻은 것과 잃은 것에 대해 들려준다.
2장 ‘남아 있는 상처’에서는 한국 사회의 가장 내밀한 부분 중 하나인 가족 질서의 실상을 이야기한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산업화된 국가 가운데 가장 반여성적인 것으로 알려진” 대한민국의 현실을 꼬집는 글이다.
3장 ‘한국, 급의 사회’에서는 죽음마저도 등급이 있는 대한민국에서 사회 구성원의 존엄할 권리를 절실하게 요구하며 탈학벌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4장 ‘과거의 유령들’에서는 역사적인 차원에서 한국사회가 겪은 상처를 들여다본다. “과거 청산은 예방 접종”과 같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저자는 우리가 과거 청산을 요구하는 이유는 개인이나 집단의 복수심이 아니라, 청산되지 않은 과거가 현재로 다시 돌아오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5장 ‘전쟁이자 어머니인 세계’에서는 나에서 시작된 사유가 세계로 확장되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인간 본성에 내재된 질투의 감정을 신자유주의와 연결하고, 전쟁과 자본주의의 관계를 휘발유와 자동차에 비유한다. 특히 코로나 19로 모든 사회가 ‘진실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는 만연한 ‘불평등과 격차’에 대해 날카로운 의견을 제시한다.
<한겨레출판·1만5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이번 책에는 가난과 고독이 일상이 된 시대에 스스로 집을 떠나 ‘미아’가 된 저자가 ‘외부에서’ 한국을 다시 사유하며 써내려간 글들이 담겼다. 그에 따르면 세상은 새로운 가난, 관계 맺기 불능, 사색의 증발, 타자의 혐오가 만연한 시절이다.
2장 ‘남아 있는 상처’에서는 한국 사회의 가장 내밀한 부분 중 하나인 가족 질서의 실상을 이야기한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산업화된 국가 가운데 가장 반여성적인 것으로 알려진” 대한민국의 현실을 꼬집는 글이다.
3장 ‘한국, 급의 사회’에서는 죽음마저도 등급이 있는 대한민국에서 사회 구성원의 존엄할 권리를 절실하게 요구하며 탈학벌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4장 ‘과거의 유령들’에서는 역사적인 차원에서 한국사회가 겪은 상처를 들여다본다. “과거 청산은 예방 접종”과 같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저자는 우리가 과거 청산을 요구하는 이유는 개인이나 집단의 복수심이 아니라, 청산되지 않은 과거가 현재로 다시 돌아오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5장 ‘전쟁이자 어머니인 세계’에서는 나에서 시작된 사유가 세계로 확장되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인간 본성에 내재된 질투의 감정을 신자유주의와 연결하고, 전쟁과 자본주의의 관계를 휘발유와 자동차에 비유한다. 특히 코로나 19로 모든 사회가 ‘진실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는 만연한 ‘불평등과 격차’에 대해 날카로운 의견을 제시한다.
<한겨레출판·1만5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