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들여 우려낸 찻물…무덤덤한 일상
2020년 12월 02일(수) 23:15 가가
광주일보 신춘문예 출신 김현주 에세이 ‘네 번째 우려낸 찻물’ 펴내
“몹시 추웠던 겨울, 방황하던 내게 따뜻한 차 한 잔을 권했던 사람. 이제는 그를 찾아 인사를 올리고 싶었다. 너무 늦게 알았다. 그 자리에 영원히 있을 것만 같았던 그가 이미 고인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가 내게 내주었던 녹차, 색이 진하고 맛이 짠 녹차, 뒷맛이 달큼한 녹차. 나는 그에게 차 한 잔, 제대로 올리지 못하고 말았다.”
소설가에게 차를 마신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아마도 글 쓰는 틈틈이 졸음이나 쫓자고 마시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 안에는 작가로서, 한 사람으로서 살아온 시간들이 고요히 흐르고 있을 것 같다.
광주일보 신춘문예 출신 김현주 작가가 에세이집 ‘네 번째 우려낸 찻물’(이덕순 출판사)을 펴냈다.
책에는 ‘오동꽃 그늘 아래서’, ‘초봄에 난초차’, ‘뭉글뭉글 벌레똥차’, ‘동백나무와 빗새’, ‘물속에 핀 꽃무릊, ‘오리가 있는 호수의 풍경’ 등 저자가 차를 마시며 기웃거린 자연과 찻자리를 함께하며 들여다본 시간이 담겨 있다.
저자는 좋은 사람살이란 함께 먹고 마시는 자리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최근에야 깨달았다고 한다. 아마도 따뜻한 차를 마시듯 상대와 소통하는 일이 최고의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하는 의미인 듯하다.
소설가답게 간결하면서도 맛깔스럽게 풀어내는 글은 정성들여 우려낸 찻물 같은 느낌을 준다. 한 편 한 편마다, 삶을 바라보는 진지한 시선과 사람들과의 인연이 잔잔한 여운처럼 드리워져 있다. 작가는 “네 번째의 담담한 차 맛 같은, 무덤덤한 일상이 참으로 소중하다”며 “매일 차 한 잔 마시고 밥 먹는 일상, 인생다반사. 그에게 감사할 일이다”라고 말한다.
한편 장흥 출신 김현주 소설가는 창작집 ‘물속의 정원사’를 펴냈으며 송순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광주일보 신춘문예 출신 김현주 작가가 에세이집 ‘네 번째 우려낸 찻물’(이덕순 출판사)을 펴냈다.
책에는 ‘오동꽃 그늘 아래서’, ‘초봄에 난초차’, ‘뭉글뭉글 벌레똥차’, ‘동백나무와 빗새’, ‘물속에 핀 꽃무릊, ‘오리가 있는 호수의 풍경’ 등 저자가 차를 마시며 기웃거린 자연과 찻자리를 함께하며 들여다본 시간이 담겨 있다.
한편 장흥 출신 김현주 소설가는 창작집 ‘물속의 정원사’를 펴냈으며 송순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