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청 ‘서창동 침수 원인’ 규명 왜 기피하나
2020년 11월 25일(수) 05:00
지난여름 광주 서구 서창동 일대 침수 피해를 놓고 행정 당국의 책임 떠넘기기가 계속되고 있다. 광주 서구청과 익산국토관리청이 서로 ‘네 탓’만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8월 집중호우 당시 서창동 일대 주민들은 새벽부터 마을로 유입되는 영산강 배수통문을 닫아 달라고 당국에 요청했지만 비가 그칠 때까지 닫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농경지 및 비닐하우스가 물에 잠겼고 주택·상가도 침수됐다.

배수통문을 여닫는 역할을 맡고 있는 서구청은 자동으로 닫히는 배수통문의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으며 수동 조작도 불가능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그러면서 관리 책임자인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원인 규명까지 해야 한다며 책임을 미뤘다. 하지만 익산청은 물이 역류할 때까지 배수통문을 닫지 않는 등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책임은 서구청에 있다고 주장했다.

왜 배수통문이 작동되지 않았는지 알아야 책임 여부를 따질 텐데 정확히 가려진 게 없다 보니 주민들은 답답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 같은 주민들의 하소연을 접한 어느 배수통문 설치 업체가 당시와 비슷한 상황을 갖춰 놓고 배수통문이 제대로 작동되는지 직접 시연해 보자며 서구청에 제안했다.

그러나 익산청은 시연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해 왔다. 배수통문 작동 여부를 시연할 업체가 배수통문을 이미 설치한 업체의 경쟁회사라 괜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 불참 이유였다. 서구청도 익산청에서 불참을 통보하자 시연회를 취소했다.

주민 입장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은 서구청이나 익산청이나 도긴개긴인 셈이다.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필요한 시설물의 오작동 원인을 규명해야 할 두 기관이 서로 책임전가만 하고 있는 모습은 볼썽사납다. 특히 익산청은 업체 입장만 생각해 줄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원인 규명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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