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추진
2020년 11월 16일(월) 23:00
세계 7위 항공사 출범 본격화
산은, 한진칼에 8천억원 지원
정부와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화화면서 국내 1위와 2위를 합친 세계 7위권 통합 국적항공사 출범이 본격화됐다. 산업은행은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자하고, 한진그룹은 대한항공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뒤 통합을 추진한다.

산업은행은 1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골자로 한 한공운송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한진칼과 8000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3·14면>

이날 산업은행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한진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자한다. 5000억원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로, 3000억원은 대한항공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한진칼은 해당 8000억원을 대한항공에 대여한다고 공시했으며,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대한항공의 2조5000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한진칼에 배정된 몫은 7317억원으로 주식 취득 뒤 한진칼의 대한항공 지분율은 29.2%가 된다. 주식 취득 예정일은 내년 3월 13일이다.

대한항공은 유상증자 대금으로 아시아나항공에 1조8000억원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 신주 1조5000억원을 인수한다. 주식 취득 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지분율은 63.9%가 돼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주식 취득 예정일은 내년 6월 30일이다. 대한항공은 또 아시아나항공 영구채 3000억원을 인수한다.

이밖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 3사에 대한 단계적 통합도 추진된다.

산업은행은 이번 거래를 통해 탄생할 통합 국적항공사는 글로벌 항공산업 톱 10 수준의 위상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여객과 화물 운송실적 기준 대한항공은 19위, 아시아나항공 29위로, 두 항공사의 운송량을 합치면 세계 7위권으로 오르게 된다.

두 항공사 통합에 따른 대규모 구조조정 우려에 대해서는 두 항공사의 연간 자연감소 인원과 신규 사업 추진 등을 고려하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산업은행은 판단했다.

이번 통합 국적항공사 출범 방안은 지난 9월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된 뒤 정상화 방안을 고심하다 나온 것이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대형항공사 2곳에 정부 지원을 이어가는 게 합리적이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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