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禪)의 통쾌한 농담 김영욱 지음
2020년 08월 14일(금) 00:00 가가
선화(禪畵)는 불교의 종파인 선종의 교리나 선종 인물들 이야기를 그린 그림이다. 선종은 자신의 마음을 직관적으로 깨우치고 밝히는 것을 깨달음으로 본다. 정신적 체험의 경지를 직관적 시각의 세계로 인도하는 것이 선화다.
선사들의 심오한 이야기를 수묵의 선과 농담으로 그려낸 선화는 흥미를 끈다. 한중일 옛 그림 속 숨은 이야기를 선사들의 시와 함께 흥미롭게 담아냈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한성대학교 등에서 강사를 했던 김영욱이 펴낸 ‘선(禪)의 통쾌한 농담’은 선시를 풀어낸 인문교양서다.
저자는 3년간 법보신문에서 옛 그림과 현대 그림을 정갈한 문체로 풀어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저자가 말하는 선화는 말과 글로 묘사될 수 없는 사건에 대한 회화적 은유에 다름 아니다. 일시에 깨닫는 ‘돈오’를 강조하는 선의 정신답게 화면에 담긴 필선 또한 거침없고 간결하다. 우상하의 ‘노승간월도’에 대한 저자의 의미 풀이는 이렇다.
“고사화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분발하도록 만든다면, 선종화는 우리에게 마음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선종화가 주관적이고 암시적인 것은 이러한 까닭이다. 화면 속 인물들은 단지 이야기만 있거나 텅 빈 하늘이나 꽉 찬 밝은 달을 보고 있지만, 일상적인 생활을 그린 장면이 대부분이다.”
책에는 모두 39점 선화와 여기에 담긴 의미를 드러내는 39수 선시가 담겨 있다. 형식과 격식에서 벗어나 고도로 정제된 언어에는 선의 가르침이 번뜩인다. 다음의 시는 변화무쌍한 오늘의 세태에서 한번쯤 곱씹어봄직하다.
“가고 옴에 도가 아님이 없고/ 잡고 놓음이 모두 선이구나/ 봄바람에 향기로운 풀 언덕에서/ 다리 쭉 뻗어 한가로이 낮잠 자네” <김영사·1만78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선사들의 심오한 이야기를 수묵의 선과 농담으로 그려낸 선화는 흥미를 끈다. 한중일 옛 그림 속 숨은 이야기를 선사들의 시와 함께 흥미롭게 담아냈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한성대학교 등에서 강사를 했던 김영욱이 펴낸 ‘선(禪)의 통쾌한 농담’은 선시를 풀어낸 인문교양서다.
“가고 옴에 도가 아님이 없고/ 잡고 놓음이 모두 선이구나/ 봄바람에 향기로운 풀 언덕에서/ 다리 쭉 뻗어 한가로이 낮잠 자네” <김영사·1만78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