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 동관, 휘종때 정치 주무른 환관…북송 망친 육적
2020년 04월 28일(화) 00:00

<초당대총장>

동관(童貫, 1054~1126)의 자는 도부(道夫)로 개봉 출신이다. 북송의 휘종때 환관으로 정치를 주물렀다. 북송 멸망을 초래한 대표적 간신배다.

어려서 생식기가 거세되어 환관 이헌 밑에서 양육되어 황궁의 말단 급사가 되었다. 안광이 예리하고 주걱턱인데 정치적 감각이 뛰어나 환관 집단에서 빠르게 승진했다. 휘종은 형인 철종이 죽자 운좋게 황제가 된 인물로 정치보다는 시서 등에 관심과 재주가 많은 풍류천자였다. 강남의 진귀한 물건에 집착해 항주에 예술품 수집을 위해 명금국(明金局)을 설치했는데 동관이 책임을 맡았다. 항주에 은둔하며 기회를 엿본 채경과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서화와 골동품에 뛰어난 채경과 동관은 의기투합했다. 동관은 채경을 강력히 휘종에게 천거했다. 본인의 사치를 뒷받쳐 줄 채경의 재주를 높이사 재상으로 기용했다. 채경과 동관은 조정의 권력을 장악했고 북송은 멸망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채경의 아들 채유, 왕보 등과 함께 황제의 측근으로 세력을 형성했다. 환관 양사성과 이언, 항주의 주면을 포함해 북송을 망친 육적(六賊)으로 분류된다. 휘종은 모든 것이 풍요롭고 안락한 삶을 추구했다. 정치는 늘 뒷전이었다. 동관은 최측근으로서 황제의 뜻에 부합해 왕조의 재부를 고갈시켰다. 당시 유행하던 민요에 “동을 깨뜨리고 채를 버리면 세상이 나아진다네”라는 내용이 있었다. 동은 동관을, 채는 채경을 의미했다. 이러한 백성들의 분노가 1120년 방납의 난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수도 개봉의 호화로움은 일찍이 전례가 없었다. 채경, 동관, 양사성 등의 가렴주구로 수도는 번성하고 민초의 삶은 비참해 망국 왕조의 전형적 모습을 보였다. 재상 채경의 집에 요리사만 수십명 있었는데 만두를 주로 만드는 여자에게 만두 만드는 법을 묻자 “저는 몇 년간 파만 만지고 있어서 만두를 어떻게 만드는지 모릅니다”고 답하였다고 한다. 북송의 사치와 환락이 나라를 멸망으로 이끈 것이다.

1111년 요나라 황제인 천조제 야율연회의 생일 축하사절로 요의 수도 중경을 방문하고 오는 길에 금나라와 제휴했다. 요나라를 섬멸해 잃어버린 연운 16주 고토를 회복할 계획을 세웠다. 개부의동삼사 겸 추밀원사가 되어 관료들을 맘껏 부려 조정대신의 원성이 자자했다.

1120년 방납의 난이 일어났다. 절강의 청계에서 시작된 민란으로 사실상 북송의 숨통을 끊어놓았다. 북송은 궁정의 물자를 제조하는 조작국을 항주 등에 설치했는데 강제 징발로 인해 원성이 하늘을 찔렀다. 방납은 항주를 점령하고 영락이라는 연호를 사용하는 등 기세를 떨쳤다. 휘종은 동관에게 진압군을 이끌도록 해 항주를 탈환하고 방납을 생포했다. 그러나 북송 재정을 책임지던 절강 지방은 난으로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 북송 왕조의 돈줄이 끊어진 셈이다.

난을 진압한 후 금과 약조한대로 연경을 공격했지만 노구교에서 패배했다. 요나라의 곽약사, 고봉이 땅을 바치고 항복하자 대군을 동원해 연경을 재차 공격했지만 요의 반격으로 패배했다. 금의 태종은 송을 불신해 연경을 무력으로 점령하고 연운 16주의 상당 부분을 장악했다. 북송 왕조는 도피중인 천조제를 몰래 받아들였는데 이 사실이 알려지자 금은 천조제를 넘길 것을 요구했다. 천조제가 도피 중 1125년 금나라에 붙잡혔고 요와 북송의 비밀 협약 문서가 발견되었다. 격노한 금은 수도 개봉을 공격했다.

동관은 왕보, 채유와 함께 요와 금을 상대로 한 북방 작전에서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 얄팍한 술수로 금의 신뢰를 잃은 것이 북송의 괴멸을 가져왔다. 유생들은 채경, 동관 등을 육적으로 매도해 모두 주살해야 한다는 상소문을 올렸다.

1126년 휘종이 장남에게 왕위를 넘기고 하남성 상구로 피신했다. 즉위한 흠종은 동관에게 개봉유수직을 내렸는데 받지 않고 휘종과 함께 피신하였다. 송과 영토 할양의 협약을 맺은 후 금이 철수하자 휘종과 함께 개봉으로 돌아왔지만 여론의 뭇매를 맞고 광동성 유주로 유배되었다. 10가지 대죄를 이유로 처형되었다. 그의 머리는 개봉 한복판에 효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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