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을
2020년 03월 27일(금) 00:00
코로나19로 경제 전반이 멈춘 상태인데도 광주에 친환경 자동차 공장을 짓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언뜻 보면 착착 진행되고 있는 듯하다. 광주형 일자리 추진 주체인 (주)광주글로벌모터스는 최근 1차로 경력직 23명을 선발했다. 광주·함평 일대 빛그린산업단지에는 완성차 공장 5개 동을 짓고 있다. 근로자들에게 제공할 행복주택(아파트)도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속도를 내는 것을 반기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산적한 현안에 눈감은 채 속도만 낸다면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당장 노동계가 파기 선언을 예고한 마당에 이를 모른 체하고 속도만 낸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광주형 일자리는 단순히 완성차 공장 하나를 짓는 문제가 아니다. ‘노사민정’이 대타협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 모델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바로 노동계다. 하지만 한국노총은 최근 청와대에 광주글로벌모터스 임원 3명의 교체를 요구하는 건의서를 전달했고 거부할 경우 다음달 7일 청와대 앞에서 사회적 합의 파기 선언식을 예고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광주글로벌모터스의 1대 주주로 사실상 법인 운영의 키를 쥐고 있는 광주시는 손을 놓고 있다.

만에 하나 광주형 일자리가 좌초한다면 지역사회에 미칠 파장은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공장을 짓고 인력을 채용해 놓고 사업이 멈춘다면 천문학적인 유지 관리 비용은 누가 책임진단 말인가. 우리는 F1대회를 잘못 유치했다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부담한 아픈 경험이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초심으로 돌아가 노사 상생을 전제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광주시는 상생 파트너인 노동계의 요구를 면밀히 검토해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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