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사람 팡파르’
2020년 01월 16일(목) 00:00
새 출발을 다짐하는 1월이어서인지, 라디오를 듣다 보면 당당한 행진곡풍의 음악이 많이 흘러나온다. 화려한 관악기가 어우러진 이런 곡들은 근사한 한 해를 맞이하라는 응원가처럼 들리기도 한다.

매년 1월1일 오스트리아의 빈 뮤직페라인에서 열리는 ‘빈 필하모닉 신년 음악회’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새해맞이 행사 중 하나다. 지구촌 곳곳으로 중계되는 이 음악회에서 해마다 빠지지 않고 연주되는 곡이 있다. ‘왈츠의 황제’로 불리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과 ‘왈츠의 아버지’ 요한 슈트라우스 1세의 ‘라데츠키 행진곡’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앙코르 곡으로 연주되는 ‘라데츠키 행진곡’은 클래식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곡이다. 경쾌한 리듬과 박자에 맞춰 관객들이 함께 박수를 치는 모습은 자주 연출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 곡의 제목은 오스트리아의 영토였던 북부 이탈리아의 독립운동을 진압한 라데츠키 장군의 이름에서 따왔다. 요한 슈트라우스가 승전보를 울리고 돌아온 라데츠키 장군을 기리는 곡을 의뢰받아 작곡한 것이다.

미국 작곡가 에런 코플런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르’도 신년에 자주 들을 수 있는 곡이다. 행진곡풍의 음악이나 팡파르는 영웅이나 장군을 위해 작곡되는 경우가 많다. 한데 이 곡은 우리 같은 평범한 이들을 위한 곡이어서 더 관심이 간다. 1942년 작곡된 이 곡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연합군 병사들과 전쟁으로 아픔을 겪고 있는 보통 사람들을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에서 탄생했다. 곡 제목을 고민하던 작곡가는 당시 부통령이었던 헨리 A. 월리스가 ‘보통 사람들의 세기’(Century of the Common Man)라는 연설에서 보통 사람들의 가치를 역설한 데 감명을 받아 이처럼 결정했다고 한다.

며칠 후면 설날이다. 올해는 평범한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그런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서로가 사로를 격려하는 팡파르를 울려도 좋지 않을까. 타악기, 트럼펫, 호른 등이 어우러진 4분 남짓의 곡은 유튜브 등에서 여러 버전으로 들을 수 있다.

/김미은 문화부장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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