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봄
2019년 12월 10일(화) 04:50
북한과 미국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한반도에 다시 매서운 겨울 강풍이 몰아치고 있다. 비핵화 협상의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한과 미국이 서로에 대한 압박 강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북한은 지난 7일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중대한 실험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구체적 내용을 밝히진 않았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연소 실험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레드라인’으로 여겨지는 ICBM 시험발사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 긴장 상황을 원치 않을 것으로 보고, 협상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모든 것을 잃을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여기에 정찰기와 해상초계기 등을 연일 한반도 상공에 투입하면서 북측의 동향을 살피고 있다.

북한이 심리적 임계점을 깨는 도발에 나서고 미국도 군사적 옵션을 검토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실제로 지난 3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상대로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으며 이에 맞서 북한군 서열 2위인 박정천 총참모장은 4일 “무력에는 무력으로 맞대응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북미 갈등이 고조되면서 잠시 주춤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촉진자’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

비핵화 방식에서 단계적 해결을 주장하는 북한과 일괄타결을 고집하는 미국 사이에서 대화와 협상의 물꼬를 터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쉽진 않지만 인내심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의 동력을 되찾아 내야 한다. 정치·외교적으로 당장 해법이 나올 수 없다면 보다 과감한 경제적·인도적 차원의 접근책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동트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평화와 통일의 꿈을 놓지 않는다면 ‘한반도의 봄’은 결코 멀지만은 않을 것이다.



/임동욱 서울취재본부장 tu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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