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에게 주는 선물’ 바우하우스를 만나다
2019년 10월 14일(월) 04:50
바우하우스 100주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31일까지 기념 전시
콘텐츠·철학 재해석
교육프로그램도 진행
바우하우스 정신을 나타내는 의자·조명 등 전시작들
바우하우스 건물을 축소 재현한 ‘미니 바우하우스’
















‘근현대 디자인의 뿌리’로 불리는 독일 바우하우스(BAUHAUS)가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세계 최초의 현대디자인 철학과 교육을 실천한 바우하우스는 각각 ‘건축’과 ‘집’을 뜻하는 바우(Bau)와 하우스(Haus)를 조합한 말로 ‘집을 짓는다’는 의미다. 1919년 설립돼 1933년 히틀러에 의해 퇴폐적이라는 이유로 폐교될 때까지 바우하우스는 20세기 건축과 디자인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예술학교였다. 이들이 추구한 디자인은 단순하면서도 기능에 중심을 둔 현대 디자인의 출발이 됐다.

바우하우스의 교육은 초대 교장인 발터 그로피우스를 비롯해 바실리 칸딘스키, 전위 무대 미술가인 오스카 슐레머, 색채 전문가 요하네스 이텐, 파울 클레 등 당대 최고 예술가들이 맡았다.

창립 100년을 맞아 바우하우스 탄생지인 독일은 물론이고 덴마크 디자인박물관 등 전 세계에서 다채로운 기념전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HUMANITY’를 주제로 진행중인 2019광주디자인비엔날레(31일까지 광주비엔날레전시관 등)에서도 바우하우스 기념 전시가 개최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다음 세대에게 주는 선물’을 주제로 열리는 2관 국제관에서는 바우하우스의 100년 역사 및 철학을 담은 콘텐츠와 그 이념과 철학을 바탕으로 새롭게 디자인한 현대디자인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 현대 디자인의 역사적 흐름과 산업디자인의 역할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획이다.

2관을 기획한 강승민(Talk and Service 대표)씨는 “산업이 주도했던 지난 세기 디자인의 철학과 역할에 미친 바우하우스의 위대한 정신을 이해해 보고, 미래의 디자인 가치에 바우하우스가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 인가를 생각해 보려했다”고 전시 의도를 밝혔다. 전시는 ‘바우하우스 상징 콘텐츠’와 ‘바우하우스 철학을 재해석한 현대디자인 콘텐츠’ 두 파트로 구성됐다.

바우하우스와 당시 역사에 대한 ‘연표’와 함께 전시장에서 눈에 띄는 건 그로피우스가 디자인한 독일 데사우 바우하우스 빌딩 상징 조형물 ‘미니 바우하우스’다.

또 바우하우스의 다양한 의자, 재털이 등 가구와 생활용품 컬렉션을 만날 수 있다. 바우하우스 모더니즘의 상징적 디자인으로 불리는 마르셀 브로이의 ‘B40 의자’, 자전거 체인에서 영감을 얻은 ‘바실리 의자’, 상판과 서랍장, 선반이 일체형으로 구성된 ‘M45 책상’ 등이다. 그밖에 공예와 산업디자인이 결합한 대표적 램프인 바겐펠트의 ‘WG24’, 마리안느 브란트의 다목적 재떨이 ‘MB23E’ 등 그 시대의 산업기술과 가치를 담은 20여점을 만날 수 있다.

바우하우스 철학을 재해석한 현시대 글로벌 디자이너들의 작품들도 흥미롭다. 한국 타이포그래픽의 대표적인 디자이너인 안상수의 ‘이상&날개’는 이상 서체로 대표작 ‘날개’를 타일에 적어 설치한 작품이다.

또 이광호의 ‘자라나는 매듭’은 인간의 손에 의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끈과 매듭’을 표현한 작품이며 김영나 작품 ‘2’13”, 4.6 meter’는 바우하우스 교수 오스카 슐레머의 ‘바우하우스 댄스’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다. 또 김희원의 작품 ‘누군가의 창문’은 베를린-데사우-바이마르의 바우하우스를 촬영한 영상물이다.

3관 ‘애플박물관을 훔치다’를 연계관람하며 독일 ‘브라운’ 수석디자이너였던 디터 람스나 아이폰 디자이너 조니 아이블의 디자인 등의 관련성을 통해 바우하우스 디자인의 가치와 철학을 이해하는 것도 하나의 관람 방법이다.

바우하우스 정신에 기반한 독일 전통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도 만날 수 있다. 7~9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진행중인 ‘바우랑 그리자’다.

바이마르 바우하우스 대학 마르쿠스 바이스베크 교수가 기획한 ‘종이카펫 직조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이 직접 그린 여러 모양의 무늬와 단체협업 작업의 결과물을 조화롭게 재구성해 커다란 종이카펫을 직조하는 과정이다. 안상수 교수가 기획한 ‘한글 자모 입체조형 프로그램’은 한글의 기본조형인 ‘원, 세모, 네모’ 등을 다양한 글자구성 형태로 바꿔 가며 새로운 조형언어를 창조해 종합된 입체조형물로 완성하는 프로젝트다.

오는 26일까지 본전시관 거시기홀에서 매주 3회(금~일)씩 총 15회 진행된다. 전화로 예약하거나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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