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 투쟁기-김흥식 지음
2019년 09월 06일(금) 04:50
“이리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출판하는 삶은 즐겁습니다.” 사양산업이라는 출판업을 30년 간 이어온 출판인 김흥식(서해문집 대표)이 ‘책꽂이 투쟁기’를 펴냈다.

스물세 살에 평생 출판을 업으로 삼겠다 다짐하고 서른세 살에 십년 동안 모은 돈으로 출판사 등록을 하고 책을 펴냈다. 그러나 모은 돈을 다 소진한 끝에 다시 돈을 모아 마흔세 살 다시 출판에 도전해 30여 년 동안 1천권의 책을 출판했다. 저자는 책들 때문에 출판인이 됐고 출판의 꿈을 접지 않은 것은 책들 덕분이라고 강조한다.

‘책꽃이 투쟁기’는 독특한 제본으로 눈길을 끈다. 책을 묶는 방식 때문에 책을 펼치면 책 가운데가 둥그렇게 된다. 이러한 제본 방식은 쉽고 편리하나 독자들이 책을 읽기가 불편하다. 저자는 책의 특성상 많은 책들의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 까닭에 누드 제본 방식을 택했다.

먼저 저자는 책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라고 규정한다. 저자는 문명의 기초가 되는 ‘문자 이야기’, ‘세계의 문자체계’, ‘서법 오천년’ 등을 소개한다. 고전에 대한 질투와 욕망 부분에 관한 책도 수록돼 있다. 교과서에서 보거나 말로만 듣던 지동설을 전개한 코페르니쿠스의 ‘천체의 회전에 대하여’와 갈릴레이가 종교재판에 회부한 결정적 계기가 된 ‘천문대화’를 봤을 때 저자의 심리는 어떠했을까. 해외 서점에 그러한 책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질투와 욕망으로 고전을 사왔다.

저자는 책꽂이에 있는 책만이 아니라 음반, 잡지, 사전 등도 소개한다. 임방울의 판소리, 가수 남인수의 노래를 좋아하고 김연수나 박봉술 같은 판소리꾼을 사랑해 음반까지 낼 정도의 음악열정으로 모은 음반들도 소개한다. <그림씨·1만75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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