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철학자의 철학, 사랑 이야기 김형석 지음
2019년 08월 23일(금) 04:50 가가
“때가 오면 누구나 야간열차에서 내려야 한다. 열차는 그대로 달리기 때문에 내린 사람의 운명은 누구도 모른다. 이상하게도 이 인생의 야간열차에서는 똑같은 시간에 똑같이 내리고 싶어도 그것이 허락되지 않는다. 같은 순간에 죽음을 택했다고 해도 열차에서 내리면 모두 자기 길을 가게 되는 것이다. 공존(共存)이란 삶이 허락된, 열차 안에서만의 일이다. 우리 모두가 이러한 인생의 야간열차를 탄 채 달리고 있다.”
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데카르트의 말을 빌려 ‘나는 사랑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가장 인간적인 삶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1세대 철학자 김형석 교수가 펴낸 ‘100세 철학자의 철학, 사랑 이야기’는 참된 삶의 길, 인생의 의미 등을 이야기한다. 특히 이번 책은 그가 고독을 느끼는 젊은 세대에게 바치는 사랑과 영원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원한 것을 찾고 그것을 사랑하는 일이 삶의 과제였던 젊은 날의 고독한 대화가 담겨 있다. 그는 “젊은 시기에 영원한 것을 애모해 보지 못했다면 참된 인생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사랑은 진리, 아름다움, 선으로 향하는 노력으로 끝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애의 완성이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불행은 무엇일까? 저자는 누구보다 불행한 사람은 ‘자신의 삶의 표준과 의의를 제3자에게 두고 사는 사람’이라고 언급한다. 타인이 정한 삶의 기준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자아를 지키는 삶을 위해 지녀야 할 자세는 무엇이며 그 목적과 대상은 무엇인지 담담하게 들려준다.
김 교수는 ‘인생이라는 이름의 기차’,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홀로 있는 당신에게’로 구성된 세가지 테마로 100년 인생의 비밀을 친근하게 들려준다. 괴짜 철학자들의 재치 가득한 이야기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열림원·1만5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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