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구의 中國 인물 이야기 <194> 성종
요나라 전성기 이끈 5대 황제
2019년 08월 20일(화) 04:50

<초당대총장>

성종 야율융서(971~1031)는 요나라의 6대 황제로 요나라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5대 황제 경종의 장자로, 모친은 소작이다. 거란 이름은 문수노(文殊奴)다. 경종은 어려서부터 신경쇠약 증세가 있고 건강이 나빴다. 오랫동안 말 위에 앉아있는 것이 힘에 부쳐 군사 업무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했다. 부인 소태후가 정무를 사실상 관장했다. 928년 9월 경종이 죽자 성종이 열두살에 즉위했다. 소태후가 유조를 받들어 섭정에 나섰다. 그녀의 나이 불과 30세 였다. 제후와 중신들은 스스로 군대를 거느리고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녀는 “자식은 아직 어린데 군신은 강력하고 변방은 불안하니 어찌해야 하는가”라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성정이 강하고 정치적 감각이 뛰어나 한인 사대부 한덕양과 야율사진, 야율휴가 등의 보좌에 힘입어 조정을 안정시켰다.

한인 관료를 기용해 제도를 개혁하고 행정의 효율을 높였다. 북송과의 군사적 대치가 국력을 약화시킨다고 판단해 북송에 대한 친정에 나섰다. 일찍이 북송의 태종 조광의는 오대(五代)를 멸망시킨 후 유주를 공략하였다. 베이징 주변의 고량하에서 거란과 일전을 벌였으나 참패했다. 986년 태종은 재차 북벌을 추진했으나 역시 실패로 끝났다. 이 싸움에서 송의 명장 양복이 요나라에 생포되어 감옥에서 자살하는 수모를 겪었다. 북송은 거란과의 싸움을 포기하고 방어 위주의 전략으로 전환했다. 태종의 뒤를 이은 진종도 이러한 정책을 계승했다.

소태후는 20만 대군을 이끌고 남하해 북송의 수도 개봉과 100㎞ 정도 떨어진 전연에 주둔했다. 송의 진종은 재상 구준의 건의를 수용해 친정에 나섰다. 양군이 대치하는 가운데 소태후가 신임하는 소달름 장군이 송군의 화살에 맞아 전사했다. 그녀는 크게 낙담해 결전을 피하고 경제적 실익을 챙기는 화의로 돌아섰다. 1004년 양국은 ‘전연의 맹’을 맺었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북송은 매년 세폐로 거란국에 은 10만 냥과 비단 20만 필을 보낸다. 둘째로 두 나라는 형제의 나라로 요 성종은 송 진종을 형이라 부른다. 셋째로 양국은 백구하를 경계로 정하고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이후 장기간 두 나라는 싸움없이 화평을 유지했다. 부유한 북송이 돈으로 평화를 산 것으로 볼 수 있다.

1009년 모친 소태후가 승하하자 친정에 나섰다. 경종과 소태후의 노선을 충실을 계승했다. 소태후가 발탁한 한인관료 한덕양에게 크게 의지했는데 그는 1011년 3월 세상을 떠났다. 요사는 그에 대해 “장군과 재상의 직위를 겸하였다. 지혜를 다해 나라에 헌신하였으니 공훈과 담력이 대단하다”라고 기록하였다. 한족의 선진 문화를 적극 수용해 국정개혁에 나섰다. 북송의 과거제도를 모방해 과거를 통해 인재를 발탁했다. 성종 시기 다수의 청렴하고 유능한 관리가 배출되면서 공직사회의 기풍이 크게 일신되었다. 법치(法治)의 확립에도 노력했다. “무릇 법령을 개정하고자 할 때에는 인심에 부합되어야 하며 그 힘을 사용함에도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죄의 형량을 줄이고 간소화 했으며 거란인과 한인과의 양형 차이를 점진적으로 축소했다.

또한 다수의 노예를 해방했다. 포로로 잡힌 한족이 노예가 되지 않도록 배려했다. 궁인과 노예가 노예 신분에서 벗어나 국가의 호적에 편입되도록 조치하였다. 수해나 가뭄 등에 대비해 지방에 의창(義倉)을 설치했다. 수해, 가뭄, 메뚜기 등과 같은 각종 재해에도 불구하고 사회 질서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회흘을 정복하여 서역으로 영토를 확장했다. 993년, 1010년, 1018년 세 차례에 걸쳐 고려를 침공하였으나 복속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성종은 황후 소보살가 사이에 후사가 없어 궁녀 소누근에게서 후계자인 흥종 야율종진을 얻었다. 성종 사후 흥해황후 소누근이 인덕황후 소보살가를 핍박해 죽게 만드는 황실내 분쟁이 촉발되였다. 성종은 요나라의 성주(聖主)로 그의 치세중 주변국을 호령하는 대국의 지위에 올라섰다. 1031년 3월 행궁에서 승하했는데 49년간 재위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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