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 간호사·간호학생 34인을 기억합니다
광주기독병원 홍덕주·김금석·김화순 등 독립정신 계승
광주·전남 등 전국 후배 간호사들, 재조명 캠페인 전개
2019년 08월 15일(목) 04:50
1919년 3월10일 일어난 광주만세운동은 일제 경찰의 대규모 탄압으로 동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당시 광주기독병원(옛 제중원) 남자간호사였던 홍덕주(당시 29세)는 병원 회계역 황상호(29), 제약생 장호조(24)와 함께 병원 등사실에서 ‘조선독립광주신문’ 300부를 비밀리에 발행하고 배포해 분위기를 이어나갔다. 홍덕주는 일제 경찰에게 곧 붙잡혔고 2년6개월 동안 옥살이를 했다.

같은 병원 동료 간호사였던 김금석(27)·김화순(여·25)·김안순(여·19)도 3월10일 거리로 나왔다. 광주시민과 숭일학교, 수피아 여학교 학생들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이날 늦은 오후까지 ‘대한독립’을 외치다 체포됐고, 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4개월을 받은 뒤 광주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다.

3·1운동 100주년과 광복 74주년을 맞아 후배 간호사들이 선배 간호사들의 독립정신을 재조명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대한간호협회와 광주·전남 등 전국 16개 시·도 간호사회는 올해 광복절을 기념해 ‘독립운동가 간호사·간호학생 34인을 기억합니다’ 캠페인을 전개한다.

14일 광주시간호사회에 따르면 이번 캠페인에 이름을 올린 광주·전남 출신 독립운동가 간호사들은 홍덕주·김금석·김안순·김화순 등 모두 4명이다.

이들은 일제 탄압에도 굴복하지 않고 광주 만세운동을 주도하며 조국 독립을 위해 힘썼다.

홍덕주는 지난 2007년 건국훈장 애족장, 김안순은 2011년 대통령 표창, 김화순은 2016년 대통령 표창, 김금석은 2018년 대통령 표창에 추서되며 정부로부터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았다.

광주·전남뿐 아니라 전국 간호사들도 한마음으로 일제에 맞섰다.

1927년 5월에 조직된 항일여성운동 단체 ‘근우회’에도 간호사가 상당수 참여했다. 근우회 소속 간호사들은 여성 인권 신장 활동에 나서며 간호사의 사회적 지위를 한단계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근우회는 광주학생독립운동 등에도 적극 개입하는 등 독립운동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 1907년 일제가 헤이그특사 사건을 빌미로 고종을 퇴위시키고 대한제국 군대가 강제로 해산당했을 때도 간호사들이 나섰다. 한국군과 일본군간 벌어진 전투에서 간호사들은 자발적으로 부상병들을 돌보며 항일 의지를 보여줬다.

3·1운동이 일어난 1919년 12월2일에는 세브란스병원 노순경·박덕혜·이도신·김효순 간호사가 서울시 훈정동 대묘(종묘) 앞에서 만세시위를 주도했다가 옥고를 치렀다.

러시아 연해주, 만주 용정 등에서는 간호사들이 독립군 부상병 치료 등에서 활약했다. 중국 상해 임시정부는 1920년 1월 31일 ‘적십자간호원 양성소’를 설치하며 간호사 양성교육에 나서기도 했다.

고미숙 광주시간호사회 사무처장은 “독립운동가 간호사들의 고귀한 정신을 본받고 계승하기 위해 이번 캠페인을 기획했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후배 간호사들이 독립운동가 간호사·간호학생 34인을 기억하고 한국 간호 발전을 위해 노력하기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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