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 철조망 앞에서 평화를 외치다
2019년 05월 07일(화) 00:00 가가
‘해남 YMCA, 34명 5시 출발.’ 4월 27일 새벽 5시 6분 ‘DMZ평화띠잇기운동 광주전남상황실’ 카톡방에 올라온 문자 내용이다. 이렇게 새벽에 일어나 버스를 타고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 모인 광주·전남 인사가 3000명을 넘었다. 전날 혹은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여 평화누리공원에 모인 사람까지 합하면 그 숫자는 5000명을 넘었다. 이날 서쪽 강화에서부터 동쪽 고성까지 500여 ㎞의 휴전선에 모여든 전국 인사들은 약 20만 명이나 되었다. 이렇게 많은 민간인들이 휴전선 철조망 앞에 선 것은 남북 분단 후 처음이 아닐까 생각된다.
낮 12시 20분부터 평화누리공원에서 광주·전남본부가 진행한 문화 한마당 행사가 열렸다. 최강은 상임본부장이 사회를 보고 최영태 상임 의장이 인사말을 한 데 이어 장휘국 광주시교육감과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이 학생 두 명과 함께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광주·전남 가족 연대 실천 선언’을 발표했다. 흥사단 기러기합창단과 푸른솔합창단의 ‘철망 앞에서’ 등 노래 공연, 김준태 시인의 ‘평화의 시’ 낭독, 최보결 안무 팀의 ‘평화의 춤’ 공연 등도 있었다. 참석자들은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며 안무 팀과 함께 춤도 추었다.
오후 1시께부터 3000여 명이 줄을 지어 DMZ 안으로 들어갔다. 철조망을 따라 산책길이 잘 조성되어 있었다. 전날 비가 내렸고 다음 날도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지난달 27일의 날씨는 맑은 하늘과 미세먼지 없는, 걷기에 최적의 날이었다. 하늘이 분명 우리의 ‘DMZ 소풍 놀이’를 돕고 있음에 틀림없었다.
광주·전남이 떠맡은 거리는 약 5㎞이었다. 단체마다 지정된 장소로 이동했다. 맨 안쪽에 배치된 ‘전남대 민주동우회’는 왕복 10㎞를 걸어야 했다. 오후 2시 27분. 임진각 DMZ를 비롯하여 휴전선에 운집한 20여만 명이 ‘남북통일! 한민족 만세!’를 동시에 외쳤다. 묵념의 시간에 이어 각자 준비해온 꽃 한 송이를 철조망에 꽂았다. 분단으로 고통 받고 희생당한 사람들의 명복을 빌기 위해서였다. 여기저기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 ‘철망 앞에서’ 등의 노래를 불렀다. 춤도 추었다. ‘DMZ로 소풍 가자’는 표어처럼 평화와 통일 운동을 소풍 가듯 일상적 삶의 주제로 만들고 있었다.
1400여 년 동안 단일 민족 국가를 유지하던 우리가 74년 전 외세에 의해 남북으로 갈렸다. 4·3 제주 항쟁, 6·25 전쟁, 5·18 광주 항쟁 등 한국 현대사의 큰 비극적 사건 대부분은 남북 분단을 근본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2000년과 2007년, 그리고 1년 전 남북 정상들이 만나 분단의 고통을 완화하고 남북 교류와 협력 그리고 평화적 방식에 의한 점진적 통일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국제 스포츠 경기 때는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공동 입장했고, ‘제3의 코리아’팀까지 출전시켰다. 남북이 평화 속에서 교류하고 협력하며 민족 동질성을 유지해 나가면 사실상 절반의 통일은 달성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는 충분히 그럴 능력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
2000년 6·15 정상 회담 이후 남북 관계가 크게 개선될 상황이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그때마다 어김없이 방해꾼이 나타났다. 우리가 4월 27일 임진각 철조망 앞에 모인 이유는 분명했다. 미국에게 북한과 수교하고 평화 협정을 체결할 것, 그리고 남북한 간 대화를 방해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북한에게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더 자주적으로 남북 문제를 풀라는 격려와 채근을 하기 위해서였다.
1998년 6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소 떼 500마리를 몰고 휴전선을 넘었다. 이 동화 같은 실화는 그 후 금강산 관광과 6·15 정상 회담 등 남북 관계에 훈풍을 몰고 왔다. 이처럼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평화띠잇기운동도 그런 차원에서 기획되었다. 우리는 남북을 갈라놓은 철조망을 녹여버리고 냉전의 상징인 DMZ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생태 공원으로 만들고 싶다. 이런 메시지를 전 세계에 계속 전하고 싶다. 금년 7월 광주에서 세계수영대회가 열린다. 전 세계 선수단과 광주시민이 함께 수영장에서 5·18 광장까지 평화 띠잇기 운동을 전개하자. 북한 선수단·응원단이 참여하면 금상첨화이다. 평화 띠잇기 운동이 남북 관계에 새로운 훈풍을 몰고 오기를 기대한다.
1400여 년 동안 단일 민족 국가를 유지하던 우리가 74년 전 외세에 의해 남북으로 갈렸다. 4·3 제주 항쟁, 6·25 전쟁, 5·18 광주 항쟁 등 한국 현대사의 큰 비극적 사건 대부분은 남북 분단을 근본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2000년과 2007년, 그리고 1년 전 남북 정상들이 만나 분단의 고통을 완화하고 남북 교류와 협력 그리고 평화적 방식에 의한 점진적 통일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국제 스포츠 경기 때는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공동 입장했고, ‘제3의 코리아’팀까지 출전시켰다. 남북이 평화 속에서 교류하고 협력하며 민족 동질성을 유지해 나가면 사실상 절반의 통일은 달성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는 충분히 그럴 능력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
2000년 6·15 정상 회담 이후 남북 관계가 크게 개선될 상황이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그때마다 어김없이 방해꾼이 나타났다. 우리가 4월 27일 임진각 철조망 앞에 모인 이유는 분명했다. 미국에게 북한과 수교하고 평화 협정을 체결할 것, 그리고 남북한 간 대화를 방해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북한에게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더 자주적으로 남북 문제를 풀라는 격려와 채근을 하기 위해서였다.
1998년 6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소 떼 500마리를 몰고 휴전선을 넘었다. 이 동화 같은 실화는 그 후 금강산 관광과 6·15 정상 회담 등 남북 관계에 훈풍을 몰고 왔다. 이처럼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평화띠잇기운동도 그런 차원에서 기획되었다. 우리는 남북을 갈라놓은 철조망을 녹여버리고 냉전의 상징인 DMZ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생태 공원으로 만들고 싶다. 이런 메시지를 전 세계에 계속 전하고 싶다. 금년 7월 광주에서 세계수영대회가 열린다. 전 세계 선수단과 광주시민이 함께 수영장에서 5·18 광장까지 평화 띠잇기 운동을 전개하자. 북한 선수단·응원단이 참여하면 금상첨화이다. 평화 띠잇기 운동이 남북 관계에 새로운 훈풍을 몰고 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