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벚꽃 만개한 영암으로 떠나는 봄 여행
2200년 한옥 돌담길 따라 氣찬 여행 떠나요
도선국사 출생 구림마을 문화·역사·민박 체험
친환경 건강도로 월출산 기찬묏길, 2구간 구성
4월 4~7일 왕인문화축제 ‘소통·상생의 길 열다’
2019년 03월 29일(금) 00:00

영암 도갑사 벚꽃길. 매년 4월이면 벚꽃이 만개한다.

호남의 명산 월출산이 품고 있는 영암에 벚꽃이 피어나고 있다. 2200여년 유서 깊은 역사를 이어오는 구림 전통마을 돌담길에도 봄 햇살이 가득하고 월출산 자락으로 이어지는 ‘氣찬묏길’에는 건강걷기를 하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쳐난다. ‘왕인문화축제’를 앞두고 있는 ‘기(氣)의 고장’ 영암으로 봄 여행을 떠나보자.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는 구림마을 황토 돌담길.
◇호남 3대 명촌 구림마을= 전남 나주를 지나 국도 13호선을 따라 남쪽으로 향하다 보면 시선은 줄곧 한곳에 머무르게 된다. 달이 떠오르는 산, ‘월출(月出)’산이다. 뾰족하게 솟은 바위산 위로 떠오르는 보름달이라니,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달이 바위산 위로 뜨는 절경을 볼 수 있는 곳이 있으니 바로 영암군 군서면 구림마을이다. 마을에서 바라보면 너른 들판에 바위산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여행자들이 계절에 상관없이 영암으로 향하는 이유다.

구림은 전남 나주시 노안면 금안동, 전북 정읍시 태인면 무성리와 함께 ‘호남 3대 명촌’(名村)으로 불린다. 월출산 주지봉에서 흘러내린 두 줄기 구릉이 마을을 감싸는 형국을 하고 있다. 일본에 학문을 전한 왕인박사와 고려태사(太師) 민휴공 최지몽을 비롯해 풍수지리의 대가인 도선국사, 선각대사 형미, 동진대사 경보, 수미왕사 등 고승이 모두 구림마을 출신이다.

구림은 ‘비둘기(鳩) 숲(林)’이라는 의미인데, 도선국사 탄생 설화에서 유래했다. 한 처녀가 시냇물에 떠내려 온 오이를 먹고 태기를 느꼈다. 처녀의 부모는 갓난아기를 숲속바위에 버렸다. 그런데 며칠 후 가보니 비둘기들이 날개로 아기를 덮어 보살피고 있었다고 한다. 이 아이가 자라서 훗날 도선국사가 됐다는 설화가 전해져 온다. 현재까지도 구림의 유래를 낳은 바위가 남아있다.

구림은 하나의 마을이 아니라 12개의 자연 촌(村)으로 이뤄진 광역 마을이다. 1565년(조선 명종 20년)부터 마을공동체 조직인 대동계를 꾸려 인재양성 등 마을 공동체 운영에 힘을 기울였다. 특히 이곳은 1919년 4월 10일 독립만세를 외친 역사적인 현장인데 정자 앞에 높이 10m 규모의 기념탑이 세워져 있다.

마을에는 황톳빛 돌담길 따라 고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2200여년 역사와 문화가 구석구석 배어 있다. ‘문화예술의 길’과 ‘문화유산의 길’을 도보로 살펴볼 수 있다. 마을이 크고 역사 또한 깊다 보니 아는 만큼 보게 되고, 발품을 파는 만큼 묘미를 느끼게 된다. 마을내에 100여개 가까운 민박집이 있어 숙박하며 다양한 전통 체험을 할 수 있다.

월출산의 명물로 불리는 구름다리. 시루봉과 매봉을 연결한다.
◇월출산 구름다리·기찬묏길= 멀리 구림마을에서 월출산을 바라봤으니, 이번엔 월출산 가까이 다가가 본다. 1988년 국립공원으로 지정 된 월출산은 산 전체가 수석 전시장이라 할 만큼 기암괴석으로 이뤄져 있다. 흙길은 찾아보기 힘들고 대부분 바위길로 이어져 있다.

뾰족한 성곽모양의 바위능선이나 혹은 둥그런 모양의 바위가 전체적인 산의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깎아지른 산세가 수려해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리기도 한다. 월출산의 최고봉인 천황봉을 비롯해 구정봉, 향로봉, 장군봉, 매봉, 시루봉, 주지봉, 죽순봉 등 기암괴석은 전국의 산악인들을 불러모으는 매력을 갖고 있다. 험한 산세 탓에 산을 오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초보자들은 주의해야 한다.

천황봉 정상에는 30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평탄한 암반이 있으며 바람폭포 옆 시루봉과 매봉을 연결하는 구름다리는 월출산의 명물로 불린다. 120m 높이의 수직 절벽에 걸쳐진 구름다리는 1978년 만들어졌으나 노후화로 잠시 철거되었다가 2006년 재개통됐다. 붉은색의 구름다리는 회백색의 봉우리들 사이에 단연 돋보인다.

월출산 기슭을 따라 조성된 ‘기(氣)찬 묏길’은 월출산의 물, 숲, 바위, 길을 체험하며 피톤치드가 풍부한 숲속에서 월출산의 기를 느낄 수 있도록 개발된 친환경 건강도로다. 물과 바람, 맥반석이 조화를 이룬 월출산의 좋은 기를 느낄 수 있도록 도보전용으로 개발됐다. 기찬묏길은 2개 구간으로 나뉘어 이용할 수 있다.

1구간은 월출산 자락에 난 숲길로, 천황사 주차장에서 시작해 기찬랜드까지 이어지는 6.7㎞ 코스다. 황톳길과 탄성 포장, 자갈 포장, 지압 보도 등이 설치돼 있고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만 있을 뿐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사이사이 소공원과 정자, 목교 등이 만들어져 있다.

천황사 주차장 끝 부분에 기찬묏길 출발점이 있다. 탑동약수터를 지나 2층 누각, 기찬랜드, 도백교, 깨금바위 전망대, 기찬랜드까지 이어진다. 탑동약수터를 지나 걷다보면 주민들이 이용하는 氣체육공원도 만날 수 있다. 기찬랜드에서 다시 시작되는 2구간은 ‘왕인문화체험길’로도 불린다. 월곡리주차장, 수박등, 왕인박사유적지까지 8.5㎞가 이어진다.

월출산 자락에 위치한 사찰인 도갑사는 이 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절이다. 신라 말, 도선국사가 지었다고 전해지며 고려 중엽인 11세기에 들어와 크게 번성했다. 도갑사는 봄에 찾으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찰로 오르는 길은 아름드리 벚나무가 가득하다. 벚꽃이 필 때면 월출산과 어우러져 보는 이마다 탄성을 자아낸다.

도갑사는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유명한 사찰이었다. 암자를 12개나 거느리고 총 가람이 966칸, 승려도 730여 명에 달해 도내 제일을 자랑했다고 전해온다. 하지만 이후 계속된 화재로 지금은 아담하고 고즈넉한 외관만 남아 있어 조용히 걷고 싶을 때 찾으면 좋을 곳으로 꼽힌다.

영암왕인문화축제가 열리는 왕인박사 유적지.
◇영암왕인문화축제= 백제시대 일본으로 건너가 학문을 전한 왕인박사를 기리는 ‘영암왕인문화축제’가 4월 4일부터 7일까지 군서면 왕인박사유적지와 상대포역사공원, 도기박물관 일원 등에서 개최된다. ‘왕인의 빛, 소통·상생의 길을 열다’를 주제로 열리는 2019 왕인문화축제는 6개 부문 84종의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대표행사이자 축제의 메가 퍼레이드인 ‘왕인박사 일본 가오’를 비롯해 ‘제29회 왕인박사 추모 한시현장백일장’ 등 5가지 주제행사가 진행된다. 문화공연행사로는 ‘우리 동네 문화人 페스티벌’ 등 28종, 놀이체험행사는 ‘어린이 왕인스쿨’ 등 26종, 연계행사는 ‘구림벚꽃길 걷기대회’ 등 6종, 부대행사는 ‘벚꽃로드 낭만열차투어’ 등 16종이 함께 열린다.

축제장 전역을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세대별 관광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확충할 계획이다. 특히 외국인 콘텐츠를 확대해 올해를 왕인문화축제 세계화의 원년으로 삼고,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5년연속 ‘유망축제’를 뛰어넘어 ‘우수축제’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영암왕인문화축제 프로그램인 ‘왕인박사 일본가오’ 퍼레이드.


이와 함께 세계전통의상체험, 세계민속공연, 외국인 음식점 운영 등 외국인 맞춤형 콘텐츠를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또 왕인박사가 일본에 건너가 상륙했던 곳인 간자키시 등과 협력을 통해 일본 관광객들의 직접 참여를 유도해 글로벌 축제로서의 위상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취재단=광주일보 이보람·문병선 기자

/사진=광주일보 최현배 기자·영암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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