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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따돌림 없도록 친구들의 관심 필요

2016. 10.10. 00:00:00

러시아 문호 체호프의 ‘귀여운 여인’에는 ‘올렌카’라는 한 여인이 등장한다. 소설 속 그녀는 매우 사랑스럽고 또한 끊임없이 누군가를 사랑한다. 그런데 소설을 찬찬히 보면 그 사랑의 모습이 일반적인 사람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의 말과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고 또 그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만 행동한다. 마치 영화 ‘아바타’처럼 말이다. 작가인 체호프는 소설 속 그녀를 행복한 사람으로 표현한다.
작가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누군가를 끊임없이 의지하고 그저 사랑스럽게만 보이려고 하는 모습은 그녀가 과거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하게 한다.
나는 소설 속 여주인공의 시간은 과거로 돌아가 중·고등학생으로, 공간은 현재의 학교 교실로 옮겨놓아 보았다.
그녀는 교실에서 같은 반 친구들에게 은근한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 욕을 하거나 때리지 않는다. 다만, 그녀가 무리 속에 끼여들지 못하게 하고 아이들은 그녀를 ‘투명인간’처럼 취급한다. 외롭고 쓸쓸해서,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어서 그녀는 아이들의 말과 행동을 따라하고 눈치를 보며 교실 속을 헤맨다.
청소년기의 따돌림은 피해자에게 보이지 않는 외상을 남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느끼는 감정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시기에 피해자의 관심은 타인을 향해 있다.
은근한 따돌림은 형사상 처벌이 어렵다. 그러나 피해자는 알고 있다. 본인이 피해자라는 것을. 부모의 애정어린 관심과 교사의 지속적인 관찰과 배려. 그리고 한 명의 친구를 외면하지 않는 무수히 많은 친구들의 손길은 한 명의 아이를 ‘귀여운 여인’ 속 가짜 행복이 아닌 진짜 행복을 느끼는 아이로 만들 수 있다.
▲김미령·목포시 용당로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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