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의 뱃노래 음미하며 역사 속으로 ‘시간여행’
<29>목포 바닷길 - 북항~영산강 하구둑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 옆에끼고 쉬엄쉬엄 5시간
목포대교·삼학도·갓바위길 걷다보면 노래가 절로
2011년 08월 08일(월) 00:00

천연기념물 제 500호로 지정된 ‘갓바위’는 파도와 바람 등 자연의 힘이 빚어낸 조형물이다. 목포시가 지난 2008년 해상보행교를 설치해 바다에서 ‘갓바위’를 감상할 수 있다.

목포를 찾은 지난 5일, 여전히 날씨는 불볕더위였다. 태풍 ‘무이파’가 북상하고 있다지만 오히려 며칠째 하늘을 뒤덮었던 짙은 구름이 물러가고 두통이 가시듯 새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이 피었다.

방파제 끝에 우뚝 선 등대는 특이하게도 풍차모양을 했다. 등대옆 한편에는 무수한 연인들이 변함없는 사랑을 맹세한 자물쇠 150여개가 녹슨 채 굳게 걸려 있다.

목포 ‘바닷길’은 북항 회센터에서 어민동산 ∼낙조대∼해변로∼삼학도 갓바위문화타운∼갓바위∼평화광장∼영산강 하구둑으로 이어지는 17㎞ 길이의 도보길이다. ‘해양관광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한 목포시 외곽을 시계반대 방향으로 돌며 바다를 오른편에 끼고 걷는 길이다.

◇내년 4월 완공예정인 ‘목포대교’ = 목포북항 등대에서 시작해 목포해양대 방향으로 걷다 보면 한창 공사중인 ‘목포대교’가 시선을 잡아끈다. 이곳은 목포대교 교각밑을 통과해 방파제를 따라 갈 수도 있고, 어민동산 쪽으로도 방향을 잡을 수 있다. 바다 한가운데 대형 콘크리트 주탑 2개(높이 167.5m)가 우뚝 서 있다. 목포시 죽교동∼고하도를 연결하는 목포대교는 총 공사비 3028억원을 투입, 총 연장 4.129km·너비 35∼40m의 왕복 4차선 도로로 내년 4월 완공될 예정이다.

목포해양대를 지난 유달유원지부터는 도로변 보도뿐만 아니라 해변쪽에 탄성재료로 도보길이 별도로 조성돼 있다. 넓지 않은 유달해수욕장에서 젊은 20대 남녀가 해수욕을 즐기고 있다.

대반동 주민센터에서 목포항 국제 여객터미널까지 코스는 강렬한 태양빛에 반짝이는 바다 물비늘을 감상하며 천천히 걷기에 좋다. 중간에는 지난 2007년 세운 큼지막한 ‘개항 110주년’ 기념비가 서 있다.

목포항에서 삼학도로 이어지는 ㄷ자 구간은 생선과 건어물에서 풍기는 바다내음과 함께 수산물 시장특유의 활기를 느낄 수 있다. 부두에서 출어에 앞서 그물을 정비하는 어민들의 모습을 볼 수 도 있다.

목포의 상징적 공간인 ‘삼학도’는 유달산에서 무술을 연마하던 한 젊은 장수를 그리던 세 처녀가 그리움에 지쳐 죽은 뒤 학(鶴)으로 환생했으나 장수가 이를 모르고 쏜 화살에 맞아 죽어 솟아난 섬이라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1960∼1970년대 무분별한 매립공사로 인해 뭍으로 변하며 자연환경이 크게 훼손됐으나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복원사업에 힘입어 옛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다.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면/삼학도 파도 깊이숨어드는데…”로 시작되는 대중가요 ‘목포의 눈물’의 가수 고(故) 이난영(1916∼1965) 선생을 기리는 공원도 조성돼 있다.

소삼학도앞에는 목포 요트마리너 시설이 들어서 있고, ‘어린이 바다체험 과학관’이 조성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목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바다에서 바라보는 ‘갓바위’ 절경=삼학도를 빠져나와 제일중학교 교차로에서 우회전해 걷다보면 목포 문화예술회관 건물이 눈에 띈다. 이곳은 문예회관뿐만 아니라 목포문학관, 남농기념관, 목포자연사 박물관, 국립 해양유물전시관, 목포향토문화관, 장주원 옥공예기념관 등이 몰려있다. ‘문화타운’이나 ‘ 종합 문화예술공간’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목포 자연사박물관 바닷가에는 해선망 어선(일명 ‘멍텅구리배) 한척이 전시돼 있다. 한때 젓새우를 잡아올려 낙월도 어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했을 배이다.

‘멍텅구리배’란 동력이 없어 자기 힘으로 움직이지 못해 붙여진 이름으로, 태풍 등 재난시 인명피해가 커 1990년대 중반 전남도 정책에 따라 없어졌다.

목포 향토문화관을 지나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꺾어들면 ‘갓바위’(천연기념물 제 500호)를 만날 수 있다. ‘목포 8경’중 하나인 갓바위는 6m와 8m 크기 두개 바위로 오랜 시간에 걸쳐 풍화 작용과 해안침식 작용으로 형성된 지질학적 현상을 잘 보여준다.
목포 유달산에서 내려다 본 삼학도.


특히 병든 아버지를 낫게 하기 위해 애썼던 아들이 장례를 치르다 그만 관을 바다에 빠뜨려 불효를 통탄하며 하늘을 바라볼 수 없다며 갓을 쓰고 자리를 지키다 죽은 후 두개 바위가 솟았다는 애절한 전설이 전해져 온다.

지난 2008년 3월 목포시에서 해상보행교를 설치해 바다쪽에서 갓바위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다. 보행교는 바다에 떠있기 때문에 파도가 출렁일때는 기우뚱거려 이색적으로 느껴진다.

목포 고하도 갯벌에서 모시조개를 잡고 귀가하던 이두수(71)·박귀례 부부는 “영산강하구둑을 막기전에는 짱뚱어, 조개, 맛 등을 잡았는데 지금은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목포 ‘바닷길’은 개항 114년을 맞은 목포시의 과거·현재·미래를 볼 수 있는 ‘시간적’ 길이자 문화·산업·해양도시로 도약하는 ‘공간적’ 길이기도 하다.

/송기동 기자 song@·/서부취재본부=고규석 기자 yous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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