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안 리포트-남편 외조로 언어장벽 넘은 팜김투씨
2007년 02월 28일(수) 19:35
남편과 매일 ‘시장 데이트’ 간판.물건 이름 등 익혀 6개월만에 기본 대화 가능
나주결혼이민가족지원센터 한글교실 중급반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베트남 출신 팜김투(20)씨는 남편 이영열(44·나주시 송월동)씨의 외조(外助) 덕분에 남들보다 빨리 한국어를 익힐 수 있었다.

이씨는 지난 2005년 11월 결혼 이후 3개월만에 부인과 2세를 위해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건축일로 전업을 했다. 매일 일을 마치면 부인과 함께 나주시내 마트와 시장을 다니며 물건 이름을 하나씩 알려줬다. 이씨는 “이 것은 미나리, 저 것은 딸기 하면서 한 가지를 20∼30회씩 반복해야 했지만 가족의 행복한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나주시내를 구석 구석 돌아다니며 상점과 병원, 건물의 종류와 간판 내용을 일러줬다. 처음엔 밥그릇과 숟가락 조차 구분하지 못하던 부인은 6개월여만에 기본적인 대화가 가능할 정도의 수준이 됐다.
이씨는 결혼 전 부인의 모국어인 베트남어를 200단어 정도 익혀 함께 사용하기도 했다. 부인 팜김투씨는 “존댓말이 너무 어려워요”라며 엄살이지만 지금은 한국어로만 대화해도 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 이씨의 다음 목표는 부인이 운전면허를 따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한국 생활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가족 모두가 돕는 게 의무 아니겠어요”라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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