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1심 선고…민심과 상식에 맞나
2026년 02월 20일(금) 00:20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에게 1심 재판부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가 어제 윤석열에 대한 재판에서 내란죄를 인정하면서도 양형은 내란죄 최소 형량인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은 국민 법 감정과 맞지 않은 아쉬운 판결이다.

형법상 내란죄 성립 요건은 ‘국헌문란 목적’과 ‘폭동’에 부합한지 여부인데 지귀연 재판부는 모두 부합하다고 판단했다. 군을 국회에 보낸 것이 사건의 핵심인데 헌법기관을 마비시키려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군을 국회에 보낸 것 자체가 국헌을 문란하게 한 폭동이라고 결론지었다. 내란죄 성립 요건을 설명하기 위해 영국 찰스1세가 의회를 해산하려다 내란죄로 단두대에 선 역사적 선례까지 들었다.

양형과 관련해선 “범행을 직접 주도적으로 계획했고 많은 사람을 관여시켜 비상계엄으로 인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초래됐는데도 사과의 뜻을 내비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질타했다. 하지만 정작 판결 때는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이지 않고 대부분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간 점과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들어 내란죄 최저 형량을 선고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은 논리적 모순이다.

이런 논리라면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윤석열의 비상계엄은 친위 쿠데타다. 친위 쿠데타의 성공률이 80%에 가깝다는 통계도 있는데 계획이 치밀하지 않았고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에 무기징역이라니 과연 국민의 법 감정을 반영한 판결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귀연 재판부의 1심 선고가 있던 어제는 세계정치학회 전·현직 회장들이 불법 비상계엄을 저지한 대한민국 시민들의 노력을 ‘빛의 혁명’으로 규정하고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날이다. 30년 전인 1996년 8월 지귀연 재판부와 같은 법정에선 내란 우두머리인 전두환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불과 한달 전 이진관 재판부는 “아래로부터의 내란이 아닌 권력을 쥐고 있는 위로부터의 내란인 친위 쿠데타가 더 위험하다”며 한덕수에 대해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윤석열의 내란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한 친위 쿠데타다. 법은 민심과 상식에 기반해야 하는데 이번 판결은 그렇지 못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법정 최고형으로 사법 정의를 세워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항소심을 맡게 될 내란전담재판부가 짐을 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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