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울림…시간을 넘어 광주에 닿다
2026년 01월 31일(토) 19:05 가가
광주문학관, 12월까지 기획전
‘시간을 넘어 나에게 닿은 울림’
김현승·이수복·문병란 등 작품
빛·영상·사운드 결합 콘텐츠로
‘시간을 넘어 나에게 닿은 울림’
김현승·이수복·문병란 등 작품
빛·영상·사운드 결합 콘텐츠로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감동을 주는 작품을 고전이라 한다. 고전이 지닌 강력한 울림은 사실 문장의 힘이다. 명문은 세대를 초월해 가장 강력한 울림을 선사한다.
예향 광주의 정체성은 문향(文鄕)이다. 기라성 같은 문인들을 배출했고 그 문인들의 문학작품이 오늘의 광주와 남도 문화를 일군 토대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울림과 빛을 주는 문장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북구 각화동 시화마을에 있는 광주문학관 전시실. 이곳에선 ‘시간을 넘어 나에게 닿은 울림’(오는 12월까지)을 주제로 한 기획전을 만날 수 있다.
문인들의 한 문장, 한 문장이 한 줄기 빛처럼 흘러 가슴으로 스며든다. 타자기와 펜촉의 리듬, 원고지라는 물성 등이 빛과 영상, 사운드와 결합한 콘텐츠는 시선을 압도한다.
김현승, 김남주, 윤삼하, 이수복, 조태일, 고정희, 문병란, 박흡 등 시인들의 작품에서 발췌한 작품을 만나는 것은 덤이다. 오래 전에 읽었던 또는 기억 속에 저장돼 있던 문인들의 문장을 전시실에서 맞닥뜨렸을 때 반가움은 여타의 콘텐츠를 마주할 때와는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또한 원고지에 칸칸이 적힌 시문을 읽다보면 당시 작품을 쓰던 시인의 감성과 고뇌도 느껴진다. 네모난 칸을 메워가던 때의 숨결, 심상, 이미지, 상상의 세계도 그려진다. 문인들은 떠나고 없지만 작품이 남아 오늘의 시간을, 광주의 문학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아 내리고 싶다/ 여기서 차에서 내려/ 따가운 햇살 저만큼에서/ 고추를 따고 있는 어머니의 밭으로 가고 싶다”(김남주의 ‘이 가을에 나는’ 중)
“맨발로 치닫는 흙의 입김/ 다가서면 잡힐 듯/ 달아나는 산천/ 하루아침 푸서릿 길에/ 숨은 돌부리/ 모롱이 황톳길”(윤삼하 시인의 ‘길’ 중)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겄다”(이수복 시인의 ‘봄비’ 중)
김남주의 ‘이 가을에 나는’은 가을 무렵 고추를 따는 어머니를 묘사한 시다. 고즈넉한 남도의 들녘, 어머니로 대변되는 넉넉한 품이 그려진다. 불의한 시대를 온몸으로 맞섰던 ‘전사 시인’의 내면에 여리디 여린 감성이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즈음에 떠올려볼 수 있는 시는 이수복 시인의 ‘봄비’다. 비가 그치면 강나루 언덕에 풀빛이 짙어올 것이라는 화자의 심상을 남도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봄날의 서경이 고전적 가락, 시청각 이미지와 어울려 발하는 슬픈 봄의 정서는 절창이다.
전시실에서 메인 영상은 새로운 볼거리이다. 문인들의 사진이 걸린 아늑한 서재를 비롯해 글을 쓰고 사유하는 듯한 모습이 비쳐진다. 배경의 화면은 누정에서 오늘의 광주로 이어지며 오랜 시간을 품은 풍경으로 바뀐다.
문장들은 빛처럼 흩어졌다 다시 모이며 시간의 결을 따라 새로운 이야기를 피워낸다. 문학의 가치는 원 텍스트를 구현해 다양한 의미를 생성하게 하는 것일 터다.
체험 코너도 마련돼 있다. ‘문학 우체통’이 그 것. 관람자가 마음을 알 수 있는 질문에 답을 하면 그 마음을 떠올릴 수 있는 문장이 우체통을 통해 편지처럼 도착한다.
‘나만의 문학 책갈피 만들기’도 있다. 문학우체통에서 받은 글귀를 토대로 나만의 감성을 담아 책갈피를 꾸미는 것이다. 완성한 작품은 전시실 입구 외벽에 걸거나 집으로 가져가 다른 이들과 나눌 수 있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예향 광주의 정체성은 문향(文鄕)이다. 기라성 같은 문인들을 배출했고 그 문인들의 문학작품이 오늘의 광주와 남도 문화를 일군 토대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구 각화동 시화마을에 있는 광주문학관 전시실. 이곳에선 ‘시간을 넘어 나에게 닿은 울림’(오는 12월까지)을 주제로 한 기획전을 만날 수 있다.
문인들의 한 문장, 한 문장이 한 줄기 빛처럼 흘러 가슴으로 스며든다. 타자기와 펜촉의 리듬, 원고지라는 물성 등이 빛과 영상, 사운드와 결합한 콘텐츠는 시선을 압도한다.
“아 내리고 싶다/ 여기서 차에서 내려/ 따가운 햇살 저만큼에서/ 고추를 따고 있는 어머니의 밭으로 가고 싶다”(김남주의 ‘이 가을에 나는’ 중)
“맨발로 치닫는 흙의 입김/ 다가서면 잡힐 듯/ 달아나는 산천/ 하루아침 푸서릿 길에/ 숨은 돌부리/ 모롱이 황톳길”(윤삼하 시인의 ‘길’ 중)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겄다”(이수복 시인의 ‘봄비’ 중)
김남주의 ‘이 가을에 나는’은 가을 무렵 고추를 따는 어머니를 묘사한 시다. 고즈넉한 남도의 들녘, 어머니로 대변되는 넉넉한 품이 그려진다. 불의한 시대를 온몸으로 맞섰던 ‘전사 시인’의 내면에 여리디 여린 감성이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즈음에 떠올려볼 수 있는 시는 이수복 시인의 ‘봄비’다. 비가 그치면 강나루 언덕에 풀빛이 짙어올 것이라는 화자의 심상을 남도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봄날의 서경이 고전적 가락, 시청각 이미지와 어울려 발하는 슬픈 봄의 정서는 절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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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0년대 광주일보(옛 전남일보) 사옥 앞에서 광주 문인들이 포즈를 취했다. |
문장들은 빛처럼 흩어졌다 다시 모이며 시간의 결을 따라 새로운 이야기를 피워낸다. 문학의 가치는 원 텍스트를 구현해 다양한 의미를 생성하게 하는 것일 터다.
체험 코너도 마련돼 있다. ‘문학 우체통’이 그 것. 관람자가 마음을 알 수 있는 질문에 답을 하면 그 마음을 떠올릴 수 있는 문장이 우체통을 통해 편지처럼 도착한다.
‘나만의 문학 책갈피 만들기’도 있다. 문학우체통에서 받은 글귀를 토대로 나만의 감성을 담아 책갈피를 꾸미는 것이다. 완성한 작품은 전시실 입구 외벽에 걸거나 집으로 가져가 다른 이들과 나눌 수 있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