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지지·트럼프 동경 늘어 … 광주 ‘이대남’ 보수화 왜?
2026년 02월 04일(수) 21:05
광주일보 여론조사…18~29세 국힘 지지 16% 세대간 온도차 뚜렷
숏폼 등 자극적 미디어에 고착화…“정치권, 박탈감 해소 노력 필요”
‘민주화의 성지’로 불리며 전통적으로 진보 색채가 짙은 광주·전남 지역에서 10~20대 남성들 중심으로 이념적 보수화 경향이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

유튜브 등 뉴미디어 플랫폼을 통한 자극적인 콘텐츠 소비가 이들의 성향 변화를 부추기는 가운데, 이러한 현상이 다가오는 6·3 지방선거와 광주·전남 행정통합 국면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지역 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광주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광주·전남 통합단체장 지방선거 여론조사’ 결과는 이같은 기류를 수치로 증명한다.

광주와 전남 지역의 견고한 더불어민주당 지지세 속에서도 18~29세 청년층의 표심 변화가 심상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힘은 6.9%를 기록한 가운데 만18~29세 연령대에서는 16.0%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는 전체 평균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치로, 지역 내 청년층 사이에서 국민의힘 지지세가 확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국민의힘 지지 성별 역시 남성이 10.1%로 여성(3.8%)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청년층의 ‘탈(脫) 민주당’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40대(5.3%), 50대(3.6%), 60대(3.9%) 등 중장년층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한 자릿수 초반에 머물고 있는 반면, 20대에서는 16%까지 치솟으며 세대 간 뚜렷한 온도 차를 드러냈다.

특히 이들 세대는 ‘내일이 통합단체장 선거일이라면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도 15.3%가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해 실제 투표 의향에서도 두 자릿수의 견고한 지지세를 증명했다. 18~29세의 국민의힘 후보 투표 의향 수치 역시 전체 평균인 6.0%를 크게 웃도는 결과다.

주목할 점은 성별에 따른 ‘이념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다.

통합단체장 적합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을 선택한 20대 남성은 7.5%로 여성(4.5%)보다 높았다.

이는 젊은 남성층의 표심이 기존의 지역 정서와는 다른 양상으로 흐르고 있음을 시사한다.

교육계에서는 이런 변화가 피부로 와닿는다고 입을 모은다.

서부원 살레시오고 교사는 자신의 저서 등을 통해 우경화 현상이 20대를 넘어 10대 교실로까지 빠르게 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부 남학생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동경하거나, 5·18 민주화운동과 페미니즘 등에 대한 조롱을 하나의 ‘놀이 문화’처럼 소비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광주의 한 고교 졸업식 축하 영상에 극우 성향 유튜버가 등장해 논란이 일거나, 학교 축제에서 5·18과 독립운동을 ‘가장 의미 없는 운동’의 선택지로 제시하는 퀴즈가 출제된 사례는 단순한 일탈을 넘어선 구조적 변화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해석된다.

학생들의 정치관이 깊이 있는 고찰보다는 숏폼(Short-form) 콘텐츠 등 자극적인 미디어에 의해 형성되고 고착화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단순히 ‘철없는 반항’이나 ‘일시적 보수화’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지병근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성 정치권이 청년 남성들의 현실적 고민과 박탈감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 데서 원인을 찾았다.

지 교수는 “정치권이 20대 남성이 처한 현실적 문제에 대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면서, 현 집권 세력과 민주당에 대한 반감이 누적된 결과”라며 “단순히 세대나 집단의 문제로 낙인찍기보다는 그들의 목소리가 제도권 정치에 반영될 수 있도록 대표성을 강화하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광주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광주시와 전남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50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통신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ARS 자동응답시스템으로 조사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 응답률은 7.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도선인 기자 suni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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