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원전 이용률 상향에 환경단체 “탈원전 역주행” 반발
2026년 01월 13일(화) 19:40
89% 목표 15년만에 최고 수준…전력 수급 안정·전기요금 완화 명목
“안전은 뒷전…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비중 줄이겠다는 취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전기요금 부담 완화를 명목으로 올해 원자력발전 이용률을 15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광주·전남 지역 환경 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기후환경에너지부는 지난 12일 진행된 산하 에너지 분야 21개 공공기관의 업무 계획 보고 자료를 13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이 제시한 올해 원전 이용률 목표는 89% 수준으로, 이는 2015년(85.3%)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았던 지난해 이용률 84.6%보다 4.4%포인트(p) 상향된 수치다.

목표가 달성될 경우 국내 원전 이용률은 2011년(90.7%)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원전 이용률은 발전설비가 낼 수 있는 발전량과 실제 발전량을 비교한 수치를 의미한다.

한수원은 원전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최적화해 원전 이용률을 높이고, 이를 통해 전력 수급 안정과 전기요금 부담 완화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안전성 강화를 위해 ‘이상징후 발견·예측 인공지능(AI) 조기경보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계속운전이 승인된 고리 2호기는 설비 개선을 거쳐 오는 3월 재가동될 예정이다. 고리 3·4호기와 한빛 1·2호기, 한울 1·2호기에 대해서는 운영변경 허가를 위한 규제기관 심의가 진행 중이며, 월성 2·3·4호기는 관련 심사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한수원은 “신규 원전 부지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2030년 이전 운영 기간이 만료되는 원전 10기에 대한 계속운전이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입장도 내놨다.

한수원이 발표한 원전 이용률 제고 방안을 접한 광주·전남 환경단체는 “탈원전과 더욱 멀어지는, 거꾸로 가는 정부”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노후 핵발전소와 핵폐기물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재생에너지는 출력제한과 계통 연계 중단 등 각종 규제로 묶어놨다”며 “이런 상황에서 햇빛·바람 연금, RE100, 분산에너지 등을 운운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김용국 전 영광핵발전소안전성확보를 위한 공동행동 집행위원장도 “영광 모조품 베어링 납품사건 등 원전의 안전과 직결된 사건·사고가 잦았는데도 원전의 이용률을 높이겠다는 것은 안전을 뒷전으로 하겠다는 말”이라며 “더구나 경직성 전원인 원전 가동율을 높이겠다는 것은 간헐성 전원인 태양광이나 풍력 비중을 줄이겠다는 취지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탈(脫) 원자력 단체인 ‘탈핵시민행동’은 지난 5일부터 영광 한빛원전을 비롯한 발전소 3곳에서 동시에 출발, 총 857㎞를 걸어 청와대에 집결하는 도보 순례를 진행 중이다. 순례는 오는 20일까지 이어진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윤준명 기자 yoo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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