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정치, 경쟁 회복이 해법”…국민의힘 광주시당 정치대학 첫 강의서 정면 진단
2025년 11월 12일(수) 17:45

12일 국민의힘 광주시당당사에서 이정현 전 국회의원이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힘 광주시당 제공>

국민의힘 광주시당 정치대학이 12일 광주시당 회의실에서 첫 강의를 열고 호남 정치의 구조적 문제와 지역 발전 전략을 놓고 공세적 진단을 내놨다.

개강 특강에 나선 이정현 학장은 정치 경쟁의 실종을 지역 침체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하며 정당·세대 교체와 일자리 중심의 지역 전환을 촉구했다.

이 학장은 ‘호남이 사실상 정치적 선택권이 없는 상태’라고 규정했다.

견제가 사라지자 행정은 무능해지고 산업 전환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광주 AI·미래차·국가산단, 전남 반도체·의대·공항, 전북 새만금 등 국가급 프로젝트의 지연과 무산 사례를 잇달아 거론했다.

그는 “눈 뜨고 자기 것 뺏기는 사람을 봉이라 한다. 국책사업 기회를 빼앗기고도 말 못하는 게 지금의 호남이며, 정치 경쟁만 회복돼도 발전 속도는 훨씬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을 향한 직설적인 비판도 나왔다.

“호남에서 표는 얻지만 총리와 당대표, 비서실장, 대선주자, 전략공천 결정권 등 핵심 권력에 호남 몫이 드물었다”며 “광주 8석 중 7명이 초선이었던 총선 구도처럼 ‘싹 자르기’가 반복되는 것이 구조적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호남 발전이 지연되는 배경에 정치적 계산이 작동한다는 지역의 불신을 언급하며 “표만 가져가고 권력은 주지 않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했다.

광주의 현안에 대해서는 “기회는 왔는데 정치가 막았다”는 진단을 내놨다.

부산과 대구, 울산이 항만 재개발과 국제산업벨트, 수소·로봇·미래모빌리티 등 대형 프로젝트를 연속 유치하는 동안 광주는 정치 독점과 행정 정체, 산업 정체의 고리가 청년 이탈과 기업 기피, 고용 정체를 고착화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제 잠재력만 말할 때가 아니다. 지금 바뀌지 않으면 낙오가 확정된다”고 경고했다.

반대로 호남의 잠재력은 전국 최고라고 강조했다.

바다와 강, 평야와 섬, 항만과 에너지, 철강과 AI, 국방과 문화까지 육해공과 산학산단이 결합된 유일 권역이라고 설명한 뒤, 광주가 자동차·AI·에너지·문화·의료·국방·광산업을 동시에 보유한 도시라는 점을 들어 “AI와 미래차만 완성해도 10만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해법으로는 세대와 정치의 동시 교체, 일자리 중심의 시정·도정 전환, 산업단지 미래화와 대기업 협력사 생태계 조성, AI·미래차·에너지·농수산·문화산업의 동시 대전환을 제시했다. 국민의힘에는 탈영남 중심 정당을 천명하고 호남 전략공천과 중앙당 요직에 호남 인재를 대폭 등용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지역과 중앙이 함께 추진할 ‘호남미래 100대 과제’를 마련해 실행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의는 지역 청년의 정치 참여를 거듭 독려하는 메시지로 마무리됐다.

이 학장은 “호남 청년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40년 독점 구조로는 미래를 만들 수 없다”며 “정치대학 수강생들이 변화의 주역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치대학은 지역 현안 분석과 정책 설계, 미디어 소통 등을 포함한 커리큘럼으로 운영되며 향후 정기 특강과 토론을 이어갈 예정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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