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속도전 압박…여수산단 석유화학 재편 속도내나
2025년 11월 04일(화) 18:10
구윤철 부총리 “자율 구조조정 연말까지 마지막 골든타임” 최후통첩
3대 석유화학 산단 조율 지연…정부 사업개편 기업 맞춤형 지원 약속

정부가 석유화학 업계가 자체적으로 약속한 자율적 구조조정 기한을 한달 여 앞두고, 재편에 속도를 낼 것을 요구했다. 사진은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한 석유화학 공장이 가동을 멈춘 모습. <광주일보 자료사진>

정부가 올 연말을 침체한 섬유화학업계의 회생가능 ‘데드라인’으로 최후 통첩하고, 자율적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달라고 압박했다.

정부는 올 들어 여수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한 국내 3대 산단에 입주한 석유화학 기업이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데도, 자구책 마련 등에 별다른 의지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석유화학 산업 위기 대책과 관련해 이같이 지적했다.

구 부총리는 석유화학 업계가 진행하고 있는 자율 구조조정에 대해 “지금이 마지막 기회, 연말까지가 골든타임”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석유화학 업계가 이번 골든타임마저 허비하면 정부와 채권금융기관 역시 조력자로만 남기는 어렵다”며 “자기 짐만 지키려다 배가 침몰하는 것을 막지 못하는 우를 범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또 “일부 산단과 기업의 자율적 사업 재편이 여전히 지지부진해 시장의 의구심을 키우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업계 스스로 약속한 기한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산단과 업계 전체가 나서 속도전을 펼쳐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8월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올해 말까지 최대 370만t 규모의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기업별로 사업재편 계획을 제출하기로 정부와 ‘사업재편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정부는 국내 10대 석유화학 기업들이 약속한 ‘사업재편 계획’ 제출 기한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아직까지 뚜렷한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여수·대산·울산 등 국내 3대 석유화학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기업들은 여전히 기업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나마 대산 산단 소재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이 자율적 사업재편 초안을 정부에 제출했으며, 울산산단은 대한유화, SK지오센트릭, 에쓰오일 3사가 재편 전략을 여전히 협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 간 NCC 통합 논의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산단에선 LG화학이 GS칼텍스측에 NCC 매각·합작회사 설립 등 통합 운영체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 방안 등 기업 간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일단 ‘골든타임’ 내 기업들이 자율적 구조조정을 마무리 한다면 빨리 재편된 순으로 기업별 맞춤형 지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구 부총리는 “정부는 자구노력에 이어 타당성 있는 사업재편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것”이라며 “먼저 사업재편을 추진한 산단·기업에 더 빠른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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