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계기 세계평화, 남북화해 의미 담아 호랑이 그림 그렸죠”
2025년 11월 02일(일) 14:55
오동섭화가 가로 435cm 세로 206cm ‘세계평화와 남북화해 염원도’ 완성
56년째 호랑이 그림만 그려…현재 80점 데생 완료, 마무리되면 전시계획

가로 435cm, 세로 206cm의 대작 ‘세계 평화와 남북 화해 염원도’

56년째 호랑이 그림만 그려 온 오동섭 화가는 최근 APEC 성공적 개최를 염원하는 대작 ‘세계 평화와 남북화해 염원도’를 완성했다.
호랑이 그림만 56년째 그려온 ‘호랑이 화가’ 오동섭 작가(77)가 최근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성공적 개최와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상징하는 호랑이를 그려 화제다.

APEC이 지향하는 세계 평화와 남북 화해를 담은 ‘세계 평화와 남북 화해 염원도’는 오랜 공력이 투영된 작품이다. 가로 435cm, 세로 206cm의 대작으로 지난 2022년 5월부터 올해 9월까지 41개월이 걸려 완성됐다.

최근 만난 오 화가는 이번 작품을 그린 배경에 대해 “21세기 들어 국제 정세는 강대국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러리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와의 전쟁, 러시아와 중국과 북한의 협력 강화, 중동지역의 불안정, 북한 핵문제 등 국제 정세가 복잡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안보와 경제 측면에서 미국의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국제 정세의 변화에 주권국가로서 살아남기 위해 현명한 대처가 절실한 상태”라며 “때맞춰 경주에서 개최된 APEC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어려운 국제 정세를 현명하게 잘 풀어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호랑이 그림을 그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작품은 반구대 암각화와 고구려 고분 벽화를 저변에 그려 넣고 그 위에 10마리 호랑이를 배치했다. 또한 중앙에 지구를, 그 주위에 만국기, 중앙에는 태극기를 그려 넣었다.

오 화가는 “국보 제285호인 ‘반구대 암각화’는 선사시대 사람들이 기원전 6천년부터 고래, 호랑이, 멧돼지, 사슴, 늑대, 거북 등 각종 동물과 사냥 장면 등을 선과 면으로 새긴 탁본”이라며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원시 신앙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주술적인 목적에서 제작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익히 알려진 대로 고구려 고분 벽화의 사신도(청룡, 백호, 주작, 현무)는 고구려 고분 예술의 주요 테마로 등장한다. 그 가운데 호랑이는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88올림픽 마스코트이기도 했다. 선사시대로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과 호랑이는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작품 속 호랑이는 닮은 듯 다른 저마다 다른 분위기를 발한다. 오 작가에 따르면 10마리 호랑이는 각기 세계인의 시선으로 의인화됐다.

그는 “호랑이들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것은 세계인과 각국의 지도자들 모두가 현재의 난국을 바르게 보고 자기 성찰을 했으면 하는 눈빛”이라며 “그 눈빛은 두 진영의 화해와 세계 평화를 염원한다”고 언급했다.

중앙에 지구를 그려 넣고 그 주위로 태극기를 중심으로 만국기가 배치된 것에 대해서는 “우리나라가 남북 화해를 주도하고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고 부연했다.

50년이 넘는 세월 호랑이 그림을 그린 것은 사라져버린 한국 호랑이를 그림으로나마 되살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했다.

한편 오 작가는 “호랑이 그림만 그려온 작가로서 후세대가 좋은 호랑이 그림을 보게 하는 것도 작가로서의 의무이기도 하다”며 “현재 80여 점이 데생이 된 상태인데 작품이 모두 완성이 되면 전시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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