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 공해…지방선거 앞두고 정치권부터 감축 노력해야
2025년 10월 28일(화) 19:25
재활용 노력에도 효과는 미흡…현수막 민원 광주 5배·전남 3배 증가
지난해 전국 폐현수막 발생량 5408t…재활용률은 33.3%에 불과

폐현수막을 재활용해 만들어진 모자·가방·앞치마. 전남의 각 지자체는 지난 2023년부터 ‘푸른바다 큰물고기 프로젝트’를 통해 현수막 자투리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나주시 제공>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 현수막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우려되면서 정치권 현수막 제작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각 지자체가 현수막 재활용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예산 등 현실적인 제약이 따르면서 실질적인 효과는 미흡한 실정이다.

나라살림연구소가 지난 2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옥외광고물법 개정이후 현수막으로 인한 민원 건수는 광주 5배, 전남 3배 증가한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지역 민원 건수는 개정법 시행 전(2022년 9월~2022년 12월)33건이었다가 시행 후(2022년 12월~2023년 3월) 165건으로 늘었다. 전남은 동기간 183건에서 597건으로 증가했다.

전국적으로는 6415건에서, 1만4197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개정된 옥외광고물법은 정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에 대하여 표시·설치하는 옥외광고물에 따른 허가·신고, 금지·제한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선거 한 번에 발생하는 현수막 쓰레기는 1000여t에 달하지만 발생량에 비해 재활용률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 2022년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는 1110t, 같은 해 지방선거에서는 1557t의 현수막 폐기물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도 1235t의 폐현수막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총 전국 폐현수막 발생량은 5408t이지만 폐현수막 재활용량은 1801t으로 재활용률은 33.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수막은 제작과 폐기 과정에서 환경부담 뿐만 아니라 예산지출 또한 크다는 점에서 지방정부의 대응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연구소에 따르면 10㎡ 면적 기준 현수막 한 장당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4kg 이상으로 낮은 단가로 제작하기 위해 재활용이 안되는 잉크, 코팅 등의 재료를 사용하는 특성 때문에 상당량이 1회 사용 후 소각으로 처리된다.

정부와 각 지자체는 재활용 사업과 친환경 소재 전환을 확대하고 있으나, 경제성 한계로 사업 지속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폐현수막 1t당 소각비용은 30여만원으로 추정, 재활용 과정 비용은 소각보다 최대 3배 높다.

지난 2023년 12월 경기도 파주시가 전국 최초로 폐현수막 재활용 조례를 제정한 후, 2025년 10월 19일 기준 전국 116개 자치단체가 유사 조례를 마련했다.

행안부는 2023년 15억원을, 2024년에는 전국 75개 지자체에 14억원을 지원해 수거와 재활용, 친환경 소재 사용을 유도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전남 각 지자체에서는 지난 2023년 10월부터 폐현수막 재활용과 환경정비활동을 연계한 푸른바다 큰물고기 프로젝트를 통해 현수막 재활용 자루 제작 및 해안가 등 쓰레기 수거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연구소는 광주시에서도 지난해부터 친환경 현수막 사용 지원 조례를 제정해 자치구 재활용 사업비 지원 근거를 만들었지만 실제 집행은 북구 한 곳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담양군에서는 2023년에 폐현수막 공유우산 250개를 제작해 비치했으나, 방염과 특수코팅 등 제작단가가 우산 1개당 3만원으로 높아 지난해 사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또 일반 원단이 대략 1만원인 데 비해 친환경 원단은 3배 가량 비싸 공공과 민간 모두 사용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다. 수거된 현수막은 먼지와 매연, 기름 등 오염으로 세척과 건조, 재단 등 전처리 비용이 큰 데다가, 지역 내 처리업체도 부족하다는것이다.

최승우 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지방선거를 앞둔 현시점에서 재활용 확대만이 아니라 제작 단계의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특히 재활용이 어려운 정당 현수막에 대한 책임 있는 제작 감축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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