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4분기 전기요금 ‘동결’···내년에 오를 듯
2025년 09월 23일(화) 10:00

나주시 빛가람동 한전 전경.<한전 제공>

올 4분기 전기요금이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된다. 전력당국이 연료비조정단가를 전 분기와 같은 +5원으로 유지하면서다. 최근 연료비가 하락 추세에 접어들었는데도, 전력당국이 연료비조정단가를 동결한 것은 29조원에 달하는 한국전력공사(한전)의 막대한 누적적자 등 경영난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한전에 따르면 올 4분기 연료비조정단가를 1kWh(킬로와트시) 당 +5원으로 유지한다.

한전의 전체 수익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연료비조정요금은 러-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등 국제 정세 변화 등에 따라 변하는 에너지 원자재 가격을 반영해 책정된다. 특히 최근 3개월 간 단기간의 에너지 가격 흐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데, 연료비조정단가는 매 분기 집계되는 연료비조정요금의 계산 기준점이 된다.

통상적으로 연료비조정단가는 이전 분기의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반영해 1kWh 당 ±5원 내에서 결정된다. 연료비조정단가는 지난 2022년 3분기 이후 14개 분기 연속 최대치인 +5원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전력당국이 막대한 누적적자와 총부채를 지닌 한전의 재무상황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앞서 한전이 발전 연료비를 반영해 산출한 연료비조정단가는 3분기 기준 -12.1원으로 최소치인 -5원을 넘겼던 만큼, 초과분만큼의 전기요금을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여름철 전력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를 앞두고, 전기요금을 인하하는 것이 회복세에 접어든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료비조정단가를 최대치인 +5원으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한전의 누적적자는 올 2분기 기준 28조 8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43조원보다 대폭 감소했지만 재무구조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온실가스 감축 관련 발언 등으로 내년에는 전기요금 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4일 대통령실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이같은 상황을 국민께 적극 알리고 이해와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파리협정에 따라 올해까지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전력 발전을 위한 석탄 사용이 줄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아지게 되면 전기요금은 오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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