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농어촌 외국인 산재 급증 대책 서둘러야
2025년 09월 23일(화) 00:20
지난달 10일 고흥군 한 새우양식장에서 20대 태국인과 30대 베트남인 노동자가 수중 모터에 감전돼 숨졌다. 하루 전인 9일에는 곡성읍 농로에서 베트남 국적 30대가 자신이 몰던 지게차에 깔려 사망했다. 이 사람은 2년 전 계절노동자로 입국했는데 지게차 자격증 없이 불법 파견업체를 통해 농가에 투입됐다 사고를 당했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전남 농어촌에서 발생하는 외국인 산업재해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 자료에 따르면 농어업 분야에서의 외국인 노동자 산업재해 피해는 2020년 687명에서 지난해 801명으로 4년 만에 16% 증가한 반면 광주·전남은 같은 기간 149명에서 293명으로 96%나 급증했다. 외국인 산업재해 증가율이 가파른 것도 문제지만 심할 경우 고흥과 곡성 사례처럼 사망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는데도 현장에서의 안전 교육이나 사업장 점검 등 예방 대책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전남은 계절근로자 등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농어촌 현장 일이 돌아가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대다수 사업장이 농장주 1인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농기계를 다루는 방법 등에 대한 안전교육과 안전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산업재해에 어느 정부보다 강력하게 대처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는 상대적으로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고 제조업과 건설 현장에 비해 농어촌 사업장의 관심도는 더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농어촌에서 일하는 외국인 산업재해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사고 예방 대책 마련에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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