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문화공간, 도시의 미래가 되다] 전시+미디어아트·놀토 공연 … 고정관념 깬 ‘역발상’ 통했다
2025년 09월 07일(일) 20:45 가가
(5) 서울예술의전당
초대형 전시 인기…4개 전시장 연중 가동
‘색채 마술사’ 샤갈전, 미디어아트와 결합
삶과 예술 8가지 섹션…하루 2000명 관람
청년작가 기획전과 아트숍 운영해 ‘시너지’
오페라 하우스, 발레 등 순수예술 정수 만끽
음악당, 9월 100여개 공연 폭넓은 레퍼토리
초대형 전시 인기…4개 전시장 연중 가동
‘색채 마술사’ 샤갈전, 미디어아트와 결합
삶과 예술 8가지 섹션…하루 2000명 관람
청년작가 기획전과 아트숍 운영해 ‘시너지’
오페라 하우스, 발레 등 순수예술 정수 만끽
음악당, 9월 100여개 공연 폭넓은 레퍼토리


지난 1988년 문을 연 서울 예술의 전당은 한가람미술관, 한가람디자인박물관, 오페라하우스, 콘서트홀, IBK기업은행챔버홀 등 10여 개의 전시·공연 시설을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문화공간이다. <예술의 전당 제공>
‘샤갈의 마을에는 3월에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이/ 바르르 떤다 (중략)3월에 눈이 오면/ 샤갈의 마을의 쥐똥만한 겨울 열매들은/ 다시 올리브빛으로 물이 들고/ 밤에 아낙들은/ 그해의 제일 아름다운 불을/ 아궁이에 지핀다’(김춘수 시인의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8월 초,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입구에는 때아닌 ‘하얀 눈’이 내리고 있었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의 이미지를 형상화 한 조명이었다. 날씨 탓인지, 캄캄한 벽면에 수북이 쌓이는 눈은 잠시나마 무더위를 잊게 했다. 다름 아닌 예술의전당과 (주)아튠즈 주최로 열리고 있는 ‘마르크 샤갈 특별전-비욘드 타임(Beyond Time, 5월23일~9월21일, 이하 샤갈 특별전)으로, 하루 평균 2000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다녀가는 핫플레이스다. 색다른 연출이 통한 덕분일까. 샤걀 특별전은 개막 이후 누적 관람객 10만 여 명(7월 말 기준)을 돌파하며 올 상반기 국내 미술계에서 가장 핫한 전시로 부상하고 있다.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는 샤갈의 작품세계를 한자리에 모은 이번 전시는 세계 최초의 원화 7점 공개로 개막전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총 170여 점에 달하는 유화·판화·드로잉을 샤갈의 삶과 예술, 신화와 종교, 사랑과 추억 등 8개의 섹션에 감각적으로 풀어내 전시 이상의 판타지를 보여줬다는 평이다.
무엇보다 샤갈의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미디어아트 공간은 전시의 꽃으로 꼽히고 있다. 77세의 나이에 참여한 파리 가르니에 오페라극장 천장화와 예루살렘 하다사 메디컬센터 스테인드글라스를 실감형 미디어로 구현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전시장에 들어서면 샤걀 특유의 찬란한 색채와 사운드가 어우러져 샤갈의 몽환적이고 성스러운 작품세계를 체험할 수 있다.
이번 특별전은 예술의전당이 전시기획사인 아튠즈와 함께 올해 가장 공들인 블록버스터전이다. 지난해 11월 관람객 50 만 여 명을 기록한 불멸의 화가 반 고흐전(2024년 11월29일~2025년 3월16일)의 흥행 열기를 잇기 위해 2년 전부터 준비한 한가람미술관의 대표적인 콘텐츠다.
국내 최대 규모인 예술의전당은 명성에 걸맞게 한가람미술관을 비롯해 한가람디자인박물관, 서울서예박물관, 로비겸 라운지인 비타민스테이션(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까지 4개의 전시장을 거느리고 있다. 이 가운데 한가람미술관은 상·하반기 두차례 초대형 전시를 선보이는 장으로, 국내 유명 전시기획사들이 앞다투어 러브콜을 보낼 만큼 인기가 많다.
예술의 전당 이정아 홍보협력과장은 “한가람미술관은 민간전문업체와 공동으로 기획한 대형 전시를 주로 선보이는 데, 비어 있는 기간이 거의 없을 만큼 높은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면서 “블록버스터전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전시기간동안 서울이나 전국에서 활동하는 청년작가들의 기획전과 아트숍을 함께 운영해 관람객들에게 쇼케이스의 장으로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술의전당을 대표하는 또 다른 공간은 오페라하우스와 음악당이다. 오페라하우스는 세계 초연 신작 오페라와 동시대 오페라, 발레, 연극 등 순수예술작품을 선보이는 제작극장이다. 지난 5월에는 ‘The Rising World:물의 정령’을 세계 초연해 제작극장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여름시즌에는 유니버설 발레단과 함께 하는 ‘백조의 호수’를 무대에 올려 차이콥스키의 낭만적인 음악과 클래식 발레의 정수를 보여줬다.
음악당은 콘서트홀(2500석), IBK기업은행챔버홀(600석), 리사이틀홀(354석), 인춘아트홀(100석) 등 장르별 공연장으로 구성돼 있다. 9월 한달간 음악당에서만 100개에 가까운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관객들과 만난다. 특히 지난 3월 르네 야콥스를 필두로 하는 바로크음악부터 7월 현대음악의 선구자 최수열이 이끄는 현대음악까지 폭 넓은 레퍼토리로 깊이 있는 무대를 선보였다.
뭐니뭐니해도 음악당의 간판 프로그램은 ‘3인 3색의 콘서트’다. 국내 마티네 콘서트의 시작을 알린 11시 콘서트가 대표적인 예다. 후원기업인 한화생명과 함께 하는목요일 11시 콘서트’(8월14일), IBK기업은행과 함께 하는 예술의 전당 토요콘서트 등 3개의 콘서트가 목, 금, 토요일 등 격주로 나뉘어 펼쳐진다.
지난 2010년 10월 직장인들의 ‘문화수요’를 겨냥한 탄생한 토요콘서트는 첫 공연부터 전석매진을 기록하며 예술의전당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2004년부터 진행해오고 있는 ‘11시 콘서트’(매월 셋째주 목요일 오전 11시)의 토요일 버전인 셈인데, 하루 일과 중 가장 여유가 있는 주부들의 오전 시간을 공략한 덕분에 ‘낮에 관객이 모일까’라는 우려를 말끔히 날려버렸다.
특히 토요콘서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기획의 힘’이다. 예술의 전당은 주5일제 근무 확대로 주말시간이 많아진 직장인들의 여가 패턴에 눈을 돌렸다. 직장인들에게 평일 저녁 공연관람은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토요콘서트는 여행을 떠나기에는 일정이 빠듯하고 10만원 대의 고가(高價)음악회는 부담스러운 샐러리맨들의 ‘놀토’를 공략한 맞춤 상품이다. 3만원대의 ‘착한 가격’으로 명품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토요콘서트의 가장 큰 매력이다.
지난 1988년 문화부 산하 비영리 재단으로 문을 연 예술의 전당(총 부지 7만597평, 건축 연면적 3만6522평 규모)은 개관 37년 만에 ‘한국의 링컨예술센터’로 성장했다. 오페라하우스, 한가람미술관, 국립예술자료원 등의 옥내 공간과 장터, 놀이마당, 한국정원 등을 갖춘 말 그대로 복합문화예술공간이다. 지난 2000년 특별법인(정부지원 30%, 자체수익70%)으로 거듭난 이후 도시와 시민의 일상을 업그레이드 하는 구심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상주단체로는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국립합창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국립현대무용단, 서울예술단 등 6개 단체가 있다.
특히 특별법인으로 전환한 이후 민간후원을 유치할 수 있게 되면서 기업은행(IBK), 한화 등 대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다양한 사업들을 전개하고 있다. 이와함께 교육사업 역시 역점분야다. 미술아카데미, 어린이 미술아카데미, 음악아카데미 영재 콘서트 등 실기 뿐 아니라 인문학적 커리큘럼을 보강, 매년 수천여 명의 문화애호가들을 양성하고 있다.
/서울=글·사진 박진현 문화선임기자 jhpark@kwangju.co.kr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 |
제작극장의 면모를 자랑하는 오페라하우스 전경. |
이번 특별전은 예술의전당이 전시기획사인 아튠즈와 함께 올해 가장 공들인 블록버스터전이다. 지난해 11월 관람객 50 만 여 명을 기록한 불멸의 화가 반 고흐전(2024년 11월29일~2025년 3월16일)의 흥행 열기를 잇기 위해 2년 전부터 준비한 한가람미술관의 대표적인 콘텐츠다.
국내 최대 규모인 예술의전당은 명성에 걸맞게 한가람미술관을 비롯해 한가람디자인박물관, 서울서예박물관, 로비겸 라운지인 비타민스테이션(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까지 4개의 전시장을 거느리고 있다. 이 가운데 한가람미술관은 상·하반기 두차례 초대형 전시를 선보이는 장으로, 국내 유명 전시기획사들이 앞다투어 러브콜을 보낼 만큼 인기가 많다.
![]() ![]() |
콘서트홀, IBK기업은행챔버홀, 리사이틀홀, 인춘아트홀로 구성된 음악당. |
예술의전당을 대표하는 또 다른 공간은 오페라하우스와 음악당이다. 오페라하우스는 세계 초연 신작 오페라와 동시대 오페라, 발레, 연극 등 순수예술작품을 선보이는 제작극장이다. 지난 5월에는 ‘The Rising World:물의 정령’을 세계 초연해 제작극장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여름시즌에는 유니버설 발레단과 함께 하는 ‘백조의 호수’를 무대에 올려 차이콥스키의 낭만적인 음악과 클래식 발레의 정수를 보여줬다.
음악당은 콘서트홀(2500석), IBK기업은행챔버홀(600석), 리사이틀홀(354석), 인춘아트홀(100석) 등 장르별 공연장으로 구성돼 있다. 9월 한달간 음악당에서만 100개에 가까운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관객들과 만난다. 특히 지난 3월 르네 야콥스를 필두로 하는 바로크음악부터 7월 현대음악의 선구자 최수열이 이끄는 현대음악까지 폭 넓은 레퍼토리로 깊이 있는 무대를 선보였다.
![]() ![]() |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마르크 샤갈 특별전’은 관람객 10만 명을 돌파했다. |
지난 2010년 10월 직장인들의 ‘문화수요’를 겨냥한 탄생한 토요콘서트는 첫 공연부터 전석매진을 기록하며 예술의전당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2004년부터 진행해오고 있는 ‘11시 콘서트’(매월 셋째주 목요일 오전 11시)의 토요일 버전인 셈인데, 하루 일과 중 가장 여유가 있는 주부들의 오전 시간을 공략한 덕분에 ‘낮에 관객이 모일까’라는 우려를 말끔히 날려버렸다.
특히 토요콘서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기획의 힘’이다. 예술의 전당은 주5일제 근무 확대로 주말시간이 많아진 직장인들의 여가 패턴에 눈을 돌렸다. 직장인들에게 평일 저녁 공연관람은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토요콘서트는 여행을 떠나기에는 일정이 빠듯하고 10만원 대의 고가(高價)음악회는 부담스러운 샐러리맨들의 ‘놀토’를 공략한 맞춤 상품이다. 3만원대의 ‘착한 가격’으로 명품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토요콘서트의 가장 큰 매력이다.
![]() ![]() |
11시 콘서트는 한화생명과 기업은행의 후원으로 진행하고 있다. |
특히 특별법인으로 전환한 이후 민간후원을 유치할 수 있게 되면서 기업은행(IBK), 한화 등 대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다양한 사업들을 전개하고 있다. 이와함께 교육사업 역시 역점분야다. 미술아카데미, 어린이 미술아카데미, 음악아카데미 영재 콘서트 등 실기 뿐 아니라 인문학적 커리큘럼을 보강, 매년 수천여 명의 문화애호가들을 양성하고 있다.
/서울=글·사진 박진현 문화선임기자 jhpark@kwangju.co.kr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