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권 하늘길 국제관문 ‘무안공항’ 재개항 서둘러야
2025년 09월 03일(수) 20:25
[전남의 혈맥을 새로 잇다 시즌 Ⅱ[ <9> 무안국제공항
2007년 개항…다양한 정기노선 유치로 2019년 이용객 89만명 기록
코로나19 이후 회복세 보였지만 지난해 제주항공 참사로 최대 위기
진상규명·처벌·유족 합의 시급…‘항공안전 혁신방안’ 마련 신속 추진
2026년 여수섬박람회 등 국제 이벤트 앞두고 국제공항 필요성 커져
2027년 호남고속철 개통 수도권 접근성 향상…관광·산업 활력 기대

무안국제공항은 지난해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잠정 페쇄됐다. 무안국제공항은 지난 2019년 연간 이용객 81만명을 기록하면서 이용객 100만 시대를 목전에 뒀지만, 코로나19로 상승세가 꺾였고 참사가 일어난 뒤 현재 국내에서 가장 안전 공항으로 탈바꿈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지난 2020년 무안공항을 통해 출국하려는 이용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 <광주일보 DB>

지난 2007년 문을 연 무안국제공항은 이듬해 광주공항의 국제선 기능을 이전받아 전남권 유일의 국제공항이자 남부권 거점공항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왔다. 과거 해외여행을 위해서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해 타 지역으로 수백㎞ 이동해야 했던 지역민들에게 무안국제공항의 개항은 편의 제공은 물론, 호남인의 자부심을 치켜세운 공간이기도 했다.

특히 국제공항의 존재 자체로 항공 정비 산업, 관광업 등 관련 산업의 발전도 가능해 공항 일대의 개발 가능성이 확장된다는 점에서 무안국제공항은 전남 지역발전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무안국제공항은 지난해 말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로 인해 운영 중단이 결정된 상태다. 그러나 전남의 유일한 국제관문인 무안국제공항의 재개항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역 여론이 들끓고 있다. 특히 다양한 국제행사를 유치해오고 있는 전남도는 당장 내년도 여수세계섬박람회 개최를 앞두고 있고, 무안공항 재개항은 무안군 지역경제와 지역 관광산업의 생존과도 밀접하게 닿아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볼때 정부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들이 납득할만한 사고 조사 방식 및 결과를 도출하고 경찰 수사에도 속도를 내 시설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남 유일의 국제 관문…성장 잠재력 풍부

무안국제공항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 3056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8년 간의 공사 끝에 2007년 11월 개항했다. 이후 2008년 5월 무안~광주고속도로가 개통과 함께 광주공항의 국제선 노선이 이전되면서 국제공항으로 변모, 명실상부한 서남권 거점공항으로 거듭났다.

2007년 1만 5000여명에 불과했던 연간 이용객은 이듬해 13만명을 기록했고, 2015년 30만명 수준까지 올라섰다. 무안국제공항 이용객은 2019년 80만9600여명까지 증가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출·입국이 어려워지면서 상승세가 한 풀 꺾였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무안공항은 다시금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지 시작해 2023년 연간 이용객 24만6000여명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전남도가 나서 국제노선 유치에 나선 끝에 중국(장가계, 연길), 몽골(올란바토르), 일본(오사카, 일본, 나가사키), 대만(타이페이), 태국(방콕), 말레이시아(코타키나발루) 등 6개국 9개 노선을 유치하면서 정기노선을 포함 총 11개국 27개 노선이 운영되며 국제공항으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적극적인 국제노선 확보 결과 2024년 이용객 40만6000여명을 기록, 2019년의 절반 수준까지 회복했다. 전남도와 무안국제공항은 신규 노선 확보에 따라 2025년 역대 최대 이용객 달성을 전망했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상황이던 2022년 여객청사 리모델링, 면세점 확장, 주차장 증설, 관리동 신축 등을 통해 공항 경쟁력을 높였고, 지난 2023년 활주로 연장 사업(2800→3160m)에 착수,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무안공항의 접근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고속철도망이 놓이는 중이다. 최근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 1632억원이 반영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은 광주 송정역에서 나주역, 무안국제공항, 목포를 잇는 78.3㎞ 길이의 철도망 사업이다. 지금 추세라면 오는 2027년 무안국제공항역 문을 열게 된다.

무안국제공항 전경
◇지역 경제와 국제 이벤트 앞두고 재개항 필요성 대두

지역 민심은 무안공항 재개항을 서둘러야 한다는 데 한 뜻을 이루고 있다. 당장 공항 폐쇄로 지역 경제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관광업계는 고사 위기에 처했다.

당장 전남관광협회는 4일 전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무안공항 조기 개항’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관광협회 뿐만 아니라 외식업과 숙박업 종사자들과 함께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이들은 무안국제공항 조기 개항과 함께 구체적인 로드맵 제시를 요구할 방침이다.

지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와 함께 내년도 국제행사 개최도 조속한 무안공항 재개항의 필요성으로 떠오르고 있다.

1년 뒤인 내년 9월 전남에서는 2026여수세계섬박람회가 개최된다. 전 세계 최초 ‘섬’을 주제로 한 박람회로, 내년 9월 5일부터 11월 4일까지 여수 일대에서 열린다. 정부 승인 국제행사로 박람회 기간 세계 30개국, 300만명의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전남권에 해외 관광객을 받을 수 있는 국제공항의 부재는 치명적이다.

◇멈춰버린 시계…혁신적인 안전대책 마련해 이제 다시 움직일때

무안국제공항은 지난해 12월 29일 멈춰섰다. 참사 이후 국토교통부는 국내외 사례와 규정을 총 망라한 항공안전 혁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공항 안팎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참사라 발생했다는 점에서 공항 안전성 강화가 핵심이다. 국토부의 ‘항공안전 혁신방안’에 따라 방위각시설의 콘크리트 둔덕은 경량철골 구조로 교체되며, 활주로 양 끝에는 국제 기준(ICAO)에 맞는 240m 종단안전구역이 확보된다.

전국 공항 중 최초로 조류탐지 레이더거 설치돼 실시간 감시와 분석이 가능해지고, 열화상카메라와 음파발생기 등 첨단 장비도 안전성을 더한다. 이와함께 조류 대응 전담 인력도 확충하고 공항 반경 13㎞까지 조류유인시설 관리 범위가 확대된다. 2026년부터는 CCTV와 데이터 분석 기능을 갖춘 통합감시센터도 운영될 예정이다.

국토부의 안전 혁신방안 조성이 완료되면 무안공항은 국내에서 가장 안전한 공항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무엇보다 이재명 대통령의 7대 공약으로 공항에 동북아 대표 관문공항 육성이 포함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국토부의 무안공항은 안전한 공항으로 변모시키겠다는 계획은 참사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비판과 함께 각종 이유로 그 시기가 미뤄지고 있다. 당초라면 지난달 말 발표됐어야할 콘크리트 둔덕 조사 용역결과가 올해 말로 연기되면서 항행안전시설 개선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무리한 속도전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사고 수습과 경찰 수사 결과 발표, 후속 대책 마련에 있어 유가족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재개항에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광주·전남은 수도권, 영남권 등 타 지역보다 도로, 철도, 공항,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이 부족하다. 중앙정부는 해방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정을 투입했고, 광주·전남은 영남권과 충청권 등에도 밀려 도시 성장 기반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정부 정책은 산업과 사람 모두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현상을 초래했고, 광주·전남은 인구마저 수도권으로 빼앗기며 인구유출에 시달리고 있다.

전남도는 민선 7기에 들어서 지역 숙원 SOC 사업을 착공하거나 국가계획에 반영시키면서 민선 8기에 이르러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아직까지 지역민이 만족할만한 결과를 내지는 못했다. 당장 전남도가 ‘6·3 조기대선’을 앞두고 대선 공약 과제에 수많은 SOC 사업을 담아낸 것도 이 같은 이유다.

광주일보는 전남에 들어섰거나 착공한 주요 기반시설과 반드시 필요한 기반시설들을 점검한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6개의 철도, 3개 고속도로, 4개 공항 등 모두 13개 기반시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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