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8·2 전당대회 ‘호남대전’ 투표율이 승패 가른다
2025년 07월 28일(월) 19:00
정청래 일반당원·박찬대 조직표 강점…지지층 투표율 끌어올리기
호남 권리당원 전체의 33%…역대 호남 투표율은 의외로 낮아 ‘촉각’

더불어민주당 로고.<더불어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를 뽑는 8·2 전당대회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호남 투표율’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 결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호남 대전’은 투표율에 따라 당락이 가려질 전망이다.

통상 투표율 증감에 따라 후보간 유불리가 달라지지만 이번 호남 경선은 ‘특정 진영의 투표율 증가’ 여부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점도 특이점이다.

정청래·박찬대 후보의 호남 지지기반이 ‘일반 당원’과 ‘현역 정치인 조직’으로 극명하게 나뉘면서 어느 진영이 투표율을 끌어 올리느냐에 따라 판세가 뒤집어질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현역 정치인 등이 주도하는 ‘조직표’ 중심으로 호남 투표율이 치솟으면 박 후보가 유리하고, 일반 당원의 ‘자발적’ 투표율이 상승한다면 정 후보가 호남에서도 선두를 유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막판 호남 표심을 끌어내기 위해 후보들이 호남을 위한 추가 공약을 발표하거나 당 대표 선출 후 지명직 최고위원 선정에 호남을 배려<광주일보 7월 15일자 3면>하려는 움직임 등도 감지되고 있다.

28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대표를 뽑는 호남권(광주·전남·전북)과 수도권(경기·인천) 권리당원 투표를 오는 8월 2일 한꺼번에 치르기로 하면서 ‘호남의 선택’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대표는 권리당원 55%, 대의원 투표 15%, 일반 국민 30%를 반영해 선출하며 호남 권리당원은 전체의 33%, 수도권은 42%에 달하기 때문에 호남과 수도권에서 사실상 당 대표가 결정된다.

이날 현재 영남권과 충청권 경선이 마무리 된 결과 정청래 후보가 박찬대 후보를 따돌리며 누적 1위를 이어갔다. 민주당에 따르면 정 후보의 이들 지역 누계 득표율은 62.65%로, 박 후보(37.35%)를 25.3%포인트 차로 따돌리며 당권 레이스 초반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현재 전체 권역 가운데 충청·영남 권리당원 투표만 진행됐으며, 폭우 피해를 이유로 남은 지역은 전당대회 때 같이 진행하는 것으로 일정이 변경됐기 때문에 사실상 오는 8월 2일 ‘슈퍼데이’에 당대표가 결정된다.

광주·전남 정치권은 현역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대다수가 박찬대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반면, 일반 당원은 정청래 후보에 쏠려 있다.

이에 따라 호남 경선의 결과는 한 치 앞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전개되면서 정청래·박찬대 후보가 연일 호남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들 후보들은 호남 정치권의 유불리가 달라지는 ‘내년 지방선거 컷오프’를 두고도 입장차가 분명하다. 정 후보가 정치신인과 비현역에게 유리한 ‘노(N0) 컷오프’ 카드를 꺼내들자 박 후보는 현역에 다소 도움이 되는 ‘컷오프’ 유지를 통한 ‘선거공영제 도입’으로 맞서고 있는 것도 본인에게 유리한 호남 지지층의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중앙당 핵심 관계자는 “정 후보는 호남에서 정치 신인이나 비현역 정치인, 일반 당원의 지지가 많고 원내대표를 지낸 박 후보는 당내 입지가 탄탄해 호남 현역 정치인의 지지세가 강해 각각 다른 컷오프 공약을 내걸었다”고 분석했다.

앞서 진행된 충청·영남권 당대표 선거 권리당원 투표율은 각각 51.46%, 65.57%를 기록하며 예년에 비해 다소 높은 것으로 조사되는 등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의 투표율은 양 후보의 경쟁으로 그 어느 때보다 높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과거 호남의 전당대회 투표율은 의외로 낮은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독주했던 지난 2024년 전당대회에서도 호남 투표율은 전북 20.28%, 광주 25.29%, 전남 23.17%를 기록해 전국 권리당원 투표율(42.18%)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전당대회에는 현역 정치인들이 총동원돼 경선을 치르고 있고, 일반 당원의 관심도 뜨거워 투표율이 크게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투표율 상승에 따라 당락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 이들 후보들이 29일 3차 토론회 등을 통해 공약을 추가 발표하는 등 호남 표심 공략을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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