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부채 2조700억 … 시민 1인당 빚 147만 7천원
2025년 06월 10일(화) 00:00
시의회 2024 회계연도 보고서…도시철도 2호선 건설 장기화 등 영향
채무 비율, 23.1% 특·광역시 최고…재정자립도 39.8% 24년만에 30%대
광주시의 지방채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 1인당 147만 7000원의 빚을 지고 있는 셈으로 전국 특·광역시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9일 광주시의회가 작성한 ‘2024 회계연도 광주시 일반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 결산’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본예산 기준 광주시의 지방채 규모는 2조700억원으로 집계됐다.

광주시의 2024년 결산 기준 채무 비율은 23.1%로 서울 21.5%, 대구 19%, 부산 18.8% 등과 비교해 전국 특·광역시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분석을 한 광주시의회 특별전문위원은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이 25%를 넘어서면 지방자치단체 재정 건전성 또는 효율성 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경고등인 지방재정법 시행령상 ‘재정 주의 단체’에 지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광주시는 2020∼2024년 5년간 지방채 발행에 따른 이자로 195억원을 부담했다는 점에서 이자 비용에 급증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는 출산장려금을 1인당 1000만원씩 지급하면 1만2000여 명에게 지급할 수 있는 액수며, 대당 2억5000만원인 저상버스를 480대 도입하거나 시립도서관 4개를 신축할 수 있는 예산이다.

올해 광주시의 재정자립도는 39.8%로 2001년 IMF 이후 처음으로 30%대를 기록했다. 재정자주도 역시 58.3%로 하락해 처음으로 50%대에 진입하며 시 재정의 자립성과 자율성이 급격히 떨어졌다.

기금이나 특별회계에서 다른 회계로 자금을 빌려 쓰는 광주시의 내부거래 규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4년 기준 광주시는 기금 470억원, 특별회계 1560억원 등 총 2030억원을 융자받아 사용하고 있어, 민선 8기 시작 시기인 2022년(1070억원)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도시철도 2호선 총사업비 증가와 7000억원 규모의 시비 부담, Y-프로젝트 추진 시 재정 부담 우려 등이 있어, 향후 시 재정 부담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광주시의회 특별전문위원은 “광주시가 부채를 다음 세대로 떠넘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은 우려된다”며 “무분별한 지방채 발행과 내부거래를 줄이고, 예산의 우선순위를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지방채 발행과,도시철도2호선 사업 장기화로 인한 사업비 증가 등을 지방채 발행 증가의 이유로 꼽았다. 또 광주시의 세출에 비해 세입이 작아 채무비율이 높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 광주시의 설명이다.

코로나 당시 지원금을 충당하기 위해 시 재원을 미리 사용했고 이후 시 재정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지방채를 발행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또 도시철도 2호선 사업 장기화로 사업비가 증가하고 시민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조기 완공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부지에 대한 매입을 위한 추가비용도 한 몫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에 부지를 배입하지 않으면 민간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방채를 발행했다는 것이다.

광주시 예산담당자는 “코로나 이후 금융권 이자가 5%까지 올랐으나 3%대로 조정해 지난해에만 140여억원의 이자를 부담을 줄였다”면서 “지방채 발행도 저금리로 변경하고 세출구조 조정을 통해 지방채 원금상환을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2일 결산안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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