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민, 한 달간 맑은 하늘 못본다?
2025년 09월 16일(화) 20:35
알루미늄 폐자재 공장 화재 나흘째…물 대신 분말진화로 시일 걸려

소방당국이 16일 광양 도이동 광양성황산단 내 알루미늄 폐자재가 보관된 창고에서 진화 작업을 펼치고 있다. 화재는 지난 13일 오전 8시 30분께 발생해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광양소방 제공>

광양시 중마·광영·금호동 주민들은 무려 한 달 가까이 알루미늄 폐자재 공장 화재로 나오는 시커먼 연기를 참고 살아야할 처지에 놓였다.

맑은 가을 하늘은 커녕, 알루미늄이 타면서 내뿜는 검은색 연기를 보며 지내야 할 상황이다. 연기에 장기간 노출되는데도 어떤 물질이 얼마나 포함됐고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알 수 없어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16일 광양소방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발생한 광양 성황산단 내 알루미늄 폐자재 공장(연면적 2600㎡) 화재가 나흘째 이어지면서 주민들 불편도 커지고 있다.

특히 공장 안에 쌓여있는 알루미늄 분말이 물과 접촉하면 수소가 발생하면서 폭발적 연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물이나 가스 계열의 소화약제가 아닌, 소방대원들이 팽창질석 등을 가져와 알루미늄 분말을 덮는 형태로 진화 작업을 하다보니 오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광양환경운동연합은 “창고 안에 750㎏의 알루미늄 찌꺼기가 담긴 포대만 4000여개(3000t)가 쌓여 있는데 1000개 가까이가 타고 있다”고 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현재 진화하는 속도로 보면 최대 한 달 이상 걸릴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함평 알루미늄 공장에서 지난 7월 발생한 화재는 5시간 만에 꺼졌지만 2년 전에는 18일 동안 진화작업이 진행됐다.

시커먼 연기가 계속 나오는데 대기질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모니터링 하는 시스템도 갖춰져 있지 않은 데다, 연기 속 중금속 포함 여부도 제대로 확인되지 않으면서 주민들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광양시는 이날 오전 10시 40분께 “전문기관 성분분석결과, 유해화학물질은 검출되지 않았고 중금속 포함 여부는 분석중” 이라는 문자를 발송했다. 창문닫기, 외출자제, 마스크착용도 권고했다.

이번 기회에 산단 인근에 쌓여있는 비슷한 알루미늄 찌꺼기 8000개에 대한 처리와 방치되고 있는 폐기물에 대한 대책도 요구되고 있다.

환경단체는 “여수광양항만공사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은 이번 화재를 계기로 광양항 배후단지 물류창고 내 폐기물 보관 실태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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